극강의 박성현 ‘매치퀸 드라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23일 05시 45분


박성현이 22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지현을 연장 끝에 꺾고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올 시즌 7개 대회에 출전해 4승을 거둔 박성현은 1인자를 넘어 국내 여자골프 역대 최강의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연장전 첫 번째 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박성현. 사진제공|KLPGA
박성현이 22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지현을 연장 끝에 꺾고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올 시즌 7개 대회에 출전해 4승을 거둔 박성현은 1인자를 넘어 국내 여자골프 역대 최강의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연장전 첫 번째 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박성현. 사진제공|KLPGA
■ 17·18번홀 잡고 극적 연장, 까다로운 버디 성공 시즌 4승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김지현 제치고 우승

박성현의 시대다. 두 말할 필요도 없게 됐다. 주춤하던 박성현(23·넵스)이 ‘매치 퀸’으로 등극하며 ‘극강’으로 돌아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박성현의 독무대다.

박성현은 22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우승상금 1억2000만원) 결승전에서 김지현(25·한화)을 연장전 끝에 꺾고 시즌 4승째를 챙겼다. 프로 통산 7승째.

작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4월 삼천리 투게더오픈과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까지 3승을 따내며 독주해온 박성현은 최근 2개 대회에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공동 19위에 이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7위로 우승에서 조금 멀어져 있었다. 그러나 상승세가 꺾인 듯 보인 박성현은 발톱을 숨기고 있었다.

이번 대회는 나흘 동안 6라운드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우승하는 체력과 집중력의 싸움. 특히 이변이 많은 매치플레이였기에 박성현의 우승도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박성현은 강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한발 한발 우승을 향했다.

1번 시드를 받고 64강에 나선 박성현은 첫 경기에서 박주영에게 3&2(2홀 남기고 3홀차) 승리를 따내며 32강에 진출했다. 양수진과의 32강은 고비였다. 달아나면 추격해온 탓에 마지막 홀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결국 1UP으로 꺾으면서 16강에 안착했다. 이후 안신애(16강·2&1)와 이소영(8강·2&1), 배선우(4강·3&2)를 차례로 꺾은 박성현은 결승전에서 김지현을 만났다.

박성현의 진가를 재확인하는 한판이었다. 16번홀까지 김지현에게 2DN(다운)으로 끌려갔다. 17·18번홀(파5)을 반드시 따내야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위기에서 더 강해졌다. 김지현이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자 박성현은 공을 홀에 바짝 붙여 놓으면서 압박했다. 결국 김지현은 보기를 했고, 박성현은 파로 경기를 끝냈다. 승부는 서든데스 연장으로 이어졌다.

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 연장전에 들어간 박성현은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그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고 활짝 웃는 박성현. 사진제공|KLPGA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고 활짝 웃는 박성현. 사진제공|KLPGA

박성현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결승전에서 2홀을 남기고 포기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더니 우승했다”고 말했다.

시즌 10개 대회 만에 4승을 챙긴 박성현은 1인자를 넘어 역대 최강의 자리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추가하면서 시즌 총상금은 벌써 5억원(5억2767만원)을 넘겼다. 우승 속도에선 2007년 9승을 기록한 신지애(5월까지 1승), 상금에선 2014년 한 시즌 최다 상금(12억897만원) 기록을 갖고 있는 김효주(5월까지 1억1116만원)보다 더 빠르다.

박성현의 우승확률은 시즌 초반 100%에서 57%로 떨어졌다. 그러나 아직 23개 대회가 더 남아 있다. 앞으로 5승과 7억원을 추가하면 KLPGA 투어의 또 다른 전설이 될 수 있다.

박성현은 아직까지는 마음을 비웠다. “시즌 목표를 5승으로 잡았다. 아직 1승이 더 남았고 다음 우승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 5승이라는 목표만 생각하겠다”며 다음주 E1채리티오픈을 겨냥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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