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수영인들의 바람 “박태환 올림픽 보내줘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8일 05시 45분


수영선수 박태환. 스포츠동아DB
수영선수 박태환. 스포츠동아DB
고위인사부터 어린 선수들까지 출전 희망
팀 레인 코치도 “실수 만회할 기회 줘야”


“어느 종목이든 스타가 필요하잖아요.”

25일부터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88회 동아수영대회 현장에서 마주친 많은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를 전 스포츠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금1·은1, 2012런던올림픽에서 은 2개를 따낸 박태환(27)이 2014년 11월 전국체육대회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공식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직전 받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의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박태환의 징계는 지난달 풀렸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리우올림픽 출전을 기대했지만, 대한체육회는 이달 초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금지약물 양성 선수는 자격정지 만료 이후 3년간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기존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유지키로 했다.

박태환의 주 종목인 자유형 400m 레이스가 펼쳐진 27일에는 리우올림픽 개막 D-100일을 맞아 체육회의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여기서도 박태환이 화두에 올랐다. 이날 박태환이 호성적을 냈음에도 체육회는 ‘규정 개정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반면 대다수 수영인들은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각종 스포츠 게시판에서도 ‘박태환 살리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영계의 한 고위인사는 “박태환은 많은 역할을 해왔다. 당장 성적이 아닌, 차세대 주자들을 위해서라도 (올림픽행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인사도 “한 시절의 영웅이 아름답게 떠나도록 돕는 것도 어른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몇몇 관계자들은 “한국수영의 현실상 ‘박태환 없는’ 올림픽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딴 한 선수도 “베테랑의 경험과 노하우 등 어린 선수들이 보고 느끼고 배울 부분들이 많다”고 했다.

최근 호주 전지훈련에서 박태환과 호흡을 맞춘 팀 레인(호주) 코치는 “박태환은 세계 최고의 선수다. 이미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박태환이 실수를 만회하고, 수영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긍정과 부정의 기류가 공존하는 지금, 박태환은 동아수영대회 마지막 출전종목인 자유형 100m(28일) 레이스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