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장담한 두산 김태형 감독… 탄탄한 전력으로 단독 1위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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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데이 발언과 현실 비교해보니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10개 구단 감독은 실전에 앞서 뜨거운 입심 대결을 펼쳤다. 개막 한 달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이 발언들의 내용과 실제 현실을 비교해 봤다.

“작년 우승팀이 무슨 목표가 있겠습니까. 당연히 우승이지.” 김태형 두산 감독의 호언장담이 무색하지 않게 두산은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5강 전력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넥센만 콕 찍어 제외했던 그의 예상과 달리 넥센은 개막 후 줄곧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두산과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차우찬을 예고했다. 두산 선발 니퍼트에 맞서 류 감독은 “차우찬으로 니퍼트를 깨보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삼성의 1-5 패였다. 개막전 선발 투수로 맞붙었던 두 선수의 행보도 엇갈렸다. 차우찬은 14일 가래톳(허벅지 안쪽에 생긴 멍울)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반면 니퍼트는 4연승을 이어가는 중이다.

NC는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한마음으로 정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김경문 감독의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16일 비가 오락가락하던 마산구장에서 가로세로 52m짜리 대형 방수포를 깔았다 걷어내길 반복한 NC 프런트의 모습을 본 팬들은 ‘역시 N런트(NC 프런트)’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자기 팀의 ‘보이지 않는 전력’을 무시했다고 발끈했는데 허언(虛言)이 아니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명이었다가 올 시즌 주목을 받고 있는 박주현, 신재영은 든든한 넥센 선발 투수진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첫 돔구장 개막전에서 승리하겠다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님이 선배님이신데 자극적인 말은 삼가겠다. 꼭 이기겠다”며 짧고 굵은 다짐을 내놨던 롯데 조원우 감독은 개막전에서 약속대로 승리했다. 그는 선배에게 2-1로 승리하며 1점 차의 ‘겸손한’ 패배를 안겼다.

SK 김용희 감독은 “미치도록 뛰어보겠다”고 했다. 이 말을 정의윤이 그대로 실천했다. 정의윤은 2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잇따른 상대의 실책을 틈타 1루에서 홈까지 말 그대로 ‘미치도록’ 뛰어 1점을 보탰다. 엉덩이 근육이 뭉쳐 교체될 정도로 광란의 질주였다. 현재 SK는 단독 2위 자리를 사수 중이다.

지난 시즌 초반의 인기를 재현하겠다던 한화 김성근 감독은 7연패라는 정반대의 출발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있다.

KIA 김기태 감독은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13년 만에 기량이 만개한 김주형과 이적 후 대활약 중인 서동욱은 올 시즌 KIA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

LG 양상문 감독은 “박용택과 류제국을 주축으로 모든 선수들이 지난 시즌 입은 팬들의 상처를 치료해 드리겠다”고 했으나 박용택과 류제국은 아직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개막전 승리’와 ‘탈꼴찌’를 약속한 kt 조범현 감독은 현재까지 두 가지 공약을 100% 이행 중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김태형#프로야구#미디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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