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타자 빠져도 웃는 두산 김태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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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23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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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4할 타율을 기록 중인 중심타자가 빠졌지만 감독의 얼굴엔 여유가 흘렀다.

두산 오재일(30)이 22일 잠실 한화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타율 0.488(43타수 21안타)로 리그 2위를 달리며 맹활약했지만 이날 컨디션 회복 차원에서 라인업에서 빠졌다. 두산 김태형(49) 감독은 경기 전 “오재일과 오재원(31)은 피로가 쌓여 하루 휴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재일은) 거의 5할을 쳤으니 누상에 얼마나 많이 나갔겠냐. 몇 년 동안 하던 걸 올해 벌써 다했으니 피곤하지 않겠나”라며 웃음을 지었다.

팀에서 중심타선을 책임지는 오재일이 선발타순에 없지만 김 감독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1루수 오재일이 빠져도 빈자리를 메울 대체요원들이 즐비한 데다 팀이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30)가 1루수를 맡는다. 시범경기에서 1루 수비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고,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애리조나에서 뛸 때도 1루수로 출전한 횟수가 56경기로 가장 많았다. 수비 출장이 오히려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초반 타격감(22일 현재 타율 0.175)이 문제지만 김 감독은 꾸준히 출장 기회를 줄 생각이다.

에반스가 빠진 지명타자 자리는 최주환(28)과 김재환(28)이 책임진다. 최주환은 개막 후 4경기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이후 교체로만 출전하며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20일 수원 kt전에서 6회 대타로 나서 4-4 균형을 깨는 역전 2점포를 날린 것이 주효했다. 결정적 대포 한방에 힘입어 다음날은 물론 22일 경기에도 선발 지명타자 자리를 꿰찼다.

또 다른 대기타자는 김재환이다. 지난해 김 감독의 신뢰 속에 데뷔 후 가장 많은 기회(153타수)를 얻었지만 타율 0.235 7홈런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절치부심하며 맞은 올 시즌엔 중장거리 타자로서 호시탐탐 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다. 22일 한화전에서 4-1로 앞선 7회 대타로 나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개인통산 1호)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김 감독은 전날 7연승이 끊긴 것에 대한 질문에 “연승이 끊겨도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것 아니냐”며 담담히 말했다. 초반 선두 질주와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감독의 여유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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