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넥센-10위 한화 ‘뒤바뀐 현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2일 05시 45분


깜짝 반전이다. 개막 전 꼴찌후보 넥센이 시즌 초반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도 5할 전후의 승률로 뜨거운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10일 넥센 선수들이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한 뒤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깜짝 반전이다. 개막 전 꼴찌후보 넥센이 시즌 초반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도 5할 전후의 승률로 뜨거운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10일 넥센 선수들이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한 뒤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전문가들 예상과 정반대…요동치는 프로야구 초반 순위

염경엽 육성야구, 꼴찌 예상 뒤집고 1위
김성근 벌떼야구, FA돈잔치 무색한 꼴찌
우승후보 NC, 테임즈 부진 속 삼성과 6위
투타조화 kt, SK·롯데와 3위 잔잔한 돌풍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없다(Money can’t buy pennant).’

메이저리그의 유명한 격언이다. 과거 ‘악의 제국’으로 불린 뉴욕 양키스를 공격할 때 자주 썼다. 요즘은 LA 다저스가 주 타깃이다. KBO리그에서는 1990년대 후반 ‘돈성’으로 불린 삼성이 표적이었다.

한화는 최근 3년간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만 465억원을 쏟아 부었다. 외국인 선수, 일본인 코치 영입까지 더하면 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팀당 8∼9경기를 치른 2016시즌 한화의 순위는 꼴찌(10위)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토니 라루사(72)가 1980년대 창시해 야구혁명으로 불리는 투수 분업화를 김성근(74) 한화감독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김 감독의 ‘벌떼 야구’, ‘보직 파괴’는 혁신인지, 노장의 현란한 용병술인지 알 수가 없다. ‘구식 야구’ 소리도 듣는다.

반면 개막 전 꼴찌후보 넥센은 1위다. 깜짝 반전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는 순위가 그려지고 있다. 수년간 구단이 공을 들인 선수육성시스템, 스프링캠프부터 주전과 예비전력을 가려 훈련시킨 염경엽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빛을 발하고 있다.

넥센은 5승3패1무로 유일하게 승률 6할(0.625)을 기록 중이다. 팀 타율은 리그 5위(0.260)지만 현대 야구에서 더 중요한 지표인 출루율은 0.368로 리그 2위다. 마운드에서는 박주현과 신재영 등 새롭게 발굴한 신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염 감독은 조상우, 한현희의 부상으로 최하위로 꼽혔던 시범경기 기간 취재진에게 “위로하지 마세요”라면서 “올해는 2018년, 2019년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목표 승수에는 큰 차이가 없다. 젊은 선수들이 이기는 과정을 배우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막 전 우승 전력으로 꼽힌 NC는 개막 초반 상대 에이스 투수들에게 고전했고, 주포 에릭 테임즈의 깊은 부진 속에 4승4패로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1위 삼성과 공동 6위다. 윤성환과 안지만이 조기 합류한 지난해 시즌 1위 삼성의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와 투수 콜린 벨레스터는 아직 의문부호가 달린다. kt는 선발진과 불펜의 조화, 매서운 타격이 더해지며 5승4패로 조용한 돌풍을 보인다. SK, 롯데와 공동 3위. 한화를 제외한 1∼9위의 게임차는 1.5게임에 불과하다. 초반부터 KBO리그의 순위경쟁은 뜨겁다.

KBO리그는 LG 새 외국인 투수 스콧 코프랜드의 합류, 한화 에스밀 로저스의 복귀시기 등 또 다른 변수와 함께 4월 후반 레이스를 시작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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