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하는 선수 볼 기회조차 없어” vs “라이트중에도 레프트 가능한 선수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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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배구 트라이아웃 구단들 기싸움

눈치작전은 이미 끝났다. 이제 기 싸움이 한창이다. 프로배구 남자부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이야기다. 다음 달 11일부터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리는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총 24명이 참가해 ‘나를 뽑아 달라(Pick me)!’고 외치게 된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트라이아웃 참가 의향서를 제출한 선수는 모두 162명. KOVO는 7개 구단에 명단을 전달했고 각 구단은 1∼30위로 영입 희망 선수 순위를 매겼다. KOVO에서 다시 이를 취합해 1위는 30점, 2위는 29점, 3위는 28점…30위는 1점을 주는 방식으로 선수별 총점을 계산했다. 이 점수 합계 상위 24명이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게 된다.

문제는 몇몇 구단에서 영입 1순위로 꼽은 선수가 아예 참가 명단에서 빠졌다는 것. 이를 두고 “상대 팀에서 필요한 선수가 아예 참가하지 못하도록 꼼수를 쓴 구단이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정 구단에 필요할 것 같은 선수에게는 일부러 점수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A구단 관계자는 “어차피 하위권 팀이 좋은 선수를 먼저 뽑아 갈 확률이 높다. 그러면 다 같이 좋은 선수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맞지 않나. 그런데 현재로는 상위권 팀은 필요한 선수를 관찰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됐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트라이아웃 때는 지난 시즌 최하위 우리카드가 35개, 6위 KB손해보험이 30개, 우승팀 OK저축은행이 5개를 넣는 등 미리 정한 숫자로 구슬을 상자에 넣은 뒤 추첨으로 선발 순서를 정한다.

이에 대해 B구단 관계자는 “레프트가 필요한 현대캐피탈과 센터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삼성화재를 제외하면 나머지 5개 구단은 라이트를 1순위로 뽑고 싶어 한다. 이 때문에 두 구단으로서는 참가 선수 수준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C구단 관계자도 “트라이아웃에 참가 선수가 자기 포지션을 세부적으로 특정해 지원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얼핏 보면 라이트에 편중된 것처럼 보이지만 라이트 중에도 수비가 가능해 레프트로도 뛸 수 있는 자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포지션별로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라이트 11명, 레프트 7명, 센터 6명이 참가한다.

여자부는 지난 시즌처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트라이아웃을 진행한다. 이를 두고도 ‘외유성’이라는 비판이 만만찮다. 지난 시즌에도 몇몇 구단 관계자들은 트라이아웃 일정을 전후해 골프를 치거나 관광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OVO 관계자는 “미국 이외에도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캐나다, 쿠바, 푸에르토리코 등으로 트라이아웃 참가국이 늘었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미국이 중심이라 계속 미국에서 진행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여자부 트라이아웃도 한국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뜻을 모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남자배구#트라이아웃#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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