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오늘은 캐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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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선수상 받으러 마스터스 방문중… 캐빈 나 제안 받고 파3 코스 라운딩
9번홀에선 직접 티샷해 버디 낚아… 역대 최다 9개 홀인원 쏟아져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9)가 올 시즌 남자 골프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 시간) 캐디로 깜짝 변신했다. 리디아 고는 이날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파3 코스에서 열린 이벤트성 ‘파3 콘테스트’에서 재미교포 케빈 나의 캐디를 맡아 같은 뉴질랜드 교포인 대니 리 등과 동반 라운드를 했다. 마스터스 기간 열리는 미국골프기자협회의 2015년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회 현장을 찾았던 리디아 고는 케빈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 호흡을 맞추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적인 흰색 캐디복에 녹색 모자를 쓴 리디아 고는 9번홀(135야드)에서는 케빈 나의 9번 아이언을 빌려 직접 티샷까지 했는데 공을 홀 60cm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리디아 고는 “조던 스피스, 리키 파울러, 로리 매킬로이 등 많은 선수들과 만나 얘기도 나눠 즐거웠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1960년부터 시작된 파3 콘테스트는 출전 선수들이 자신의 캐디를 맡긴 아내, 연인, 지인들과 동반해 팬들과 즐기는 축제 성격이다. 올해에는 역대 최다인 9개의 홀인원이 쏟아져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종전 기록은 5개. 한 조를 이룬 저스틴 토머스와 파울러는 4번홀에서 사상 첫 ‘랑데부’ 홀인원을 기록했다. 두 선수와 같은 조였던 스피스만이 이 홀에서 홀인원을 낚지 못했다. 81세의 노장 게리 플레이어는 7번홀에서 티샷한 공이 그린 경사를 타고 ‘ㄱ’자로 휘어져 홀로 굴러 들어가 역대 최고령 홀인원 기록을 세웠다.

프로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3000분의 1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56회의 파3 콘테스트에서 통산 홀인원이 80개로 대회당 평균 1.42개가 나왔던 걸 감안하면 올해 9개는 이례적이다. 콘테스트 참가자가 97명이었으니 이날 홀인원 확률은 97분의 1이었다. 이번 이벤트가 열린 파3 코스는 전장이 1060야드이며 70야드에서 최고 140야드인 9개 홀로 조성됐다. 출전 선수들은 화창한 날씨 속에 그린 경사를 계산한 정교한 웨지샷을 앞세워 홀인원을 양산했다. 우승은 역대 최소타인 8언더파 19타를 친 지미 워커에게 돌아갔다. 마스터스에서는 파3 콘테스트 챔피언이 정작 본대회에서는 우승하지 못하는 징크스가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리디아 고#파3 콘테스#캐디#잭 니클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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