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마무리 파격발탁했던 쇼월터 윤석민 트리플A 고전땐 철저한 외면 단장 영입 김현수도 8안타 선수일 뿐
벅 쇼월터(60)는 김현수(28)가 몸담고 있는 볼티모어의 감독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340승을 거둔 명장이다. 현역 감독 중 3위, 역대 사령탑 중에선 31위다. 쇼월터 감독은 단장이 팀 운영의 전권을 쥔 메이저리그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영역을 갖고 있는 사령탑이다. ‘선수기용에선 실력이 유일한 원칙’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
메이저리그 감독들은 자신을 고용한 단장이 의욕적으로 영입을 추진해 대형 계약을 한 선수를 외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쇼월터 감독은 다르다. 그래서 종종 마찰을 빚기도 했다. 쇼월터 감독은 1998년 애리조나의 창단 사령탑을 맡아 단기간에 안정적인 선수 육성과 팜 시스템 정착에 공을 들였다. 한국에서 온 작은 체격의 사이드암 투수 김병현을 마무리로 발탁하는 파격적 결정을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구단 프런트와 스카우트 출신인 대니얼 김 SPOTV 해설위원은 “쇼월터에게는 슈퍼스타의 명성도, 메이저리그 경력도 전혀 중요하지 않다. 편애하는 선수도 없다. 인종도, 이름도, 경력도 보지 않는다. 오직 실력뿐이다”고 말했다. 쇼월터 감독의 존재는 김현수가 볼티모어에 입단했을 때 대단한 행운처럼 평가됐다. 실력과 가능성만 보여준다면 큰 믿음과 함께 빅리그 안착을 도울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쇼월터 감독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현수에 대해 “우리는 매우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사회 특유의 립 서비스는 없었다. 쇼월터에게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44타수 8안타(타율 0.182) 2타점에 OPS 0.411을 기록 중인 타자일 뿐이다.
미국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김현수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하기를 바라는 눈치다. 트리플A에서 진가를 발휘하면 쇼월터 감독이 팀 상황에 따라 메이저리그로 호출해 기용하는 것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는 듯하다. 만약 김현수가 마이너리그 강등을 거부하면 현 상황에선 들쭉날쭉한 최소한의 출장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2014년 2월 윤석민(30·KIA)이 볼티모어에 입단하자 듀켓 단장은 취재진에게 KBO리그의 뛰어난 성적과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을 매우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쇼월터 감독은 역시 립 서비스조차 하지 않았다.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다. 훈련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짧은 코멘트뿐이었다. 그리고 윤석민이 그해 트리플A에서 고전하자 철저히 외면했고, 2015년 스프링캠프에도 부르지 않았다. 김현수가 처한 냉정한 현실과 맞닿아 있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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