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군단 kt 이끄는 문상철의 ‘깜짝 반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2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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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상철. 스포츠동아DB
kt 문상철. 스포츠동아DB
23일 KIA전 홈런 2방 이어 24일 한화전서도 대포
타격폼 개조 벌써 4홈런…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
김사연 김상현과 kt 팀홈런 1위 이끄는 거포 주목
kt 조범현 감독 “파워는 좋아. 정확도가 숙제”

“파워는 좋지. 그런데 어제 홈런 치고 오늘 사빵(4타수 무안) 칠지도 몰라. 좋은 감을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한데….”

kt 조범현 감독은 2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시범경기 한화전을 앞두고 문상철(25)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빙그레 웃었다. 전날 광주 KIA에서 홈런 2방으로 5타점을 올린 문상철이 화제에 오르자 조 감독은 “파워는 있다. 스피드도 있고 타격에서 좋은 걸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은 정확성 부분에선 조금 떨어진다. 어제 홈런 두 방 치고 오늘은 사빵 칠 수도 있다. 연습했던 걸 꾸준하게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섣부른 칭찬을 경계했다.

그러나 조 감독 역시 기대감 때문인지 이날 한화전에 문상철을 5번 3루수로 선발 투입했다. 2번째 타석까지는 2루수 플라이와 유격수 플라이. 그러나 문상철은 1-3으로 뒤진 6회 3번째 타석에서 보란 듯이 또 홈런포를 토해냈다. 1사 1루서 한화 3번째 투수 정재원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2점포를 날렸다. kt는 분위기를 타며 6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5-3 역전승을 거뒀다.

7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 이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이틀 동안 홈런 3방을 터트린 파워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날까지 시범경기 1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0(30타수 9안타), 4홈런, 9타점. 홈런은 전체 공동 1위, 타점은 팀 내 1위다.

배명고~고려대 출신의 문상철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지명 특별 11순위로 kt 창단 멤버로 입단했다. kt가 1군에 데뷔한 지난해 51경기에 출장해 타율 0.163(80타수 13안타), 2홈런, 6타점만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대로라면 좀더 중용될 가능성도 있다. 조 감독은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데, 3루수와 1루수 수비도 괜찮아 백업요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상철은 지난 스프링캠프 때 조 감독과 이숭용 타격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타격폼을 수정했다. 왼쪽 다리를 많이 들고(레그킥) 쳤는데 다리를 조금만 들고 치는 쪽으로 바꾼 것. 중심을 상체 쪽에서 하체 쪽으로 이동했다. 파워는 좋기 때문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문상철은 이에 대해 “감독님이 타격폼을 바꾸라고 하셨는데, 사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이제 적응이 됐다”며 “작년에는 아무 것도 몰라 타석에서 나와 싸움을 했지만, 이제 조금씩 투수와 싸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그동안 나만의 확실한 존이 없었는데, 내 것을 설정해놓고 치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로 나선 데 대해 그는 “시범경기니까 홈런수는 상관없다. 아직은 주전은 아니기 때문에 감독님과 타격코치님 눈에 들어야 한다. 그저 한 타석 한 타석 준비를 잘하고 집중하고 있다. 어제 홈런 2개를 치면서 더 자신 있게 치려고 했는데, 오늘도 홈런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kt는 이날까지 17홈런으로 시범경기 팀홈런 1위에 올라있다. 문상철과 함께 김사연, 김상현이 홈런 4방씩을 때려냈다. 홈런군단으로 변신하고 있는 kt다. 백업요원이지만 문상철이 올 시즌 얼마나 홈런포를 거들어줄지 기대해볼 만하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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