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에반스에게서 kt 마르테가 보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6일 05시 45분


두산 새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미국 경력이 화려한 것도 아닐뿐더러 일본프로야구에서 실패한 경험도 있다. 그러나 KBO리그에 최적화할 수 있는 유형이라고 판단한 두산이 가능성을 보고 선택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429를 기록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두산 새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미국 경력이 화려한 것도 아닐뿐더러 일본프로야구에서 실패한 경험도 있다. 그러나 KBO리그에 최적화할 수 있는 유형이라고 판단한 두산이 가능성을 보고 선택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429를 기록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새 외국인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바깥쪽 코스 약점 보완 땐 경쟁력 극대화
김태형 감독 “적응 위해 계속 기회 줄 것”


국내구단들의 외국인선수 선발에는 크게 2가지 동기가 작용한다. 압도적 커리어를 갖췄든지, KBO리그에 최적화된 선수인지다. 두산이 닉 에반스(30)를 택한 이유는 후자였다. 기술적으로 몇 가지 불안요소가 포착됐고, 일본프로야구 라쿠텐(2014년)에서 실패한 경력도 있지만 한국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읽었다. 에반스 영입에 들인 돈은 55만달러로 여타 외국인선수들에 비해 많지 않다. 그러나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에반스의 커리어로 놓고 보면 꽤 큰 돈이다.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두산은 ‘잘할 것 같은 선수’보다는 ‘잘하려고 하는 선수’를 뽑았다고 볼 수 있다.

● kt 마르테를 보고 뽑았다!

에반스는 바깥쪽 코스에 약하다. 선구안이 썩 좋은 타자도 아니다. 수비와 주루능력도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다. 뚜렷한 단점을 알고도 두산이 뽑았다는 것은 약점을 교정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두산 박철우 타격코치는 “에반스는 좋은 배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타격 시 밸런스도 좋다. 변화구 대처가 약점으로 보이지만, KBO리그 투수들을 알아가면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이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부터 에반스에게 집중적으로 주문한 대목이 바로 타이밍이다.

한국으로 들어와 시범경기를 거듭하며 타율이 4할(0.429 17타수7안타 1홈런 5타점)을 웃돌고 있다. 장타도 나오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kt 앤디 마르테도 처음에는 바깥쪽에 극단적 약점을 보였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며 경쟁력이 생겼다”고 밝혔다. 에반스도 잘 풀리면 마르테 같은 유형의 타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담겨있다. 중장거리 타자인 에반스의 연착륙을 돕기 위해 두산은 비디오까지 동원하고 있다. KBO리그 투수들뿐 아니라 타자들의 영상까지 보여주며 최적의 배팅 타이밍을 탐색하고 있다.


두산, 최대한 기회 보장한다!

인성이 착한 에반스는 팀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 다만 야구가 뜻대로 안 되면서 의기소침한 경향이 있었는데, 시범경기 들어 성적이 향상되면서 개선되고 있다. 심리적 안정을 바탕으로 스윙 궤적도 정착되고 있다. 김현수(볼티모어)가 이탈한 두산은 에반스가 그 공백을 상당부분 메워줘야 타선의 흐름이 산다. 에반스는 1루수와 좌익수, 심지어 3루수까지 가능하다. 두산 강석천 수비코치는 “평균은 한다”고 말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못하더라도) 계속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외국인타자는 속성상 리그에 적응할 시간을 길게 줘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39경기(타율 0.310·17홈런·94타점)를 뛰었을 정도로 내구성에는 장점이 있다. 장타와 타점이 많아 점수를 땄다. 손목 힘에서 나오는 스윙 스피드가 돋보인다. 반면 삼진(111개)이 많았는데, 두산은 “소극적인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

● 닉 에반스는?


▲생년월일=1986년 1월 30일(미국)
▲키·몸무게=188cm·103kg(우투우타)
▲미국프로야구 입단=2004년 뉴욕 메츠(5라운드 지명)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5시즌 177경기, 타율 0.257, 10홈런, 53타점, 출루율 0.305, 장타율 0.419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12시즌 1061경기, 타율 0.283, 156홈런, 640타점, 출루율 0.353, 장타율 0.479
▲2016시즌 연봉=55만달러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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