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만루홈런 파괴력…美 언론 반응 뜨거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7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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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시범경기였지만 박병호의 만루홈런 파괴력은 컸다. 7일 MLB.COM은 메인 화면에 ‘박 첫 트윈스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하다’로 제목을 뽑았다. 미국 주류 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만루홈런의 힘이다.

이날 플로리다 포트샬럿에서 벌어진 탬파베이 원정에서 박병호는 1회 초 2사 만루에서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로부터 볼카운트 1-1에서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4점포를 쏘아 올렸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의 홈런에 힘입어 원정에서 5-4로 이겼다. 4경기만의 홈런으로 코리안 슬러거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적응이 단계를 밟고 있는 분위기다. 이날 6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장해 3타수 1안타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플로리다 주피터에서 동영상으로 박병호의 홈런을 관찰한 김용달 전 LG 타격코치는 “탬파베이스전 홈런은 의미가 크다. 박병호의 파워가 실린 게 아니다. 타이밍으로 넘긴 홈런이다. 이 정도면 파워에서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파워로 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바람을 뚫은 홈런이었다.

김 전 코치는 “앞으로 많은 시범경기를 치러야 하고 정규시즌은 분명히 다르다. 박병호의 성공 여부는 세 가지다. 홈런, 볼넷, 삼진이다. 박병호는 김현수와 같은 컨택트 히터가 아니다. 홈런타자는 유인구를 얼마나 참아내면서 볼넷으로 연결시키느냐가 중요하다. 타석에서 유인구를 볼넷으로 고르는 참을성이 뒷받침되면 삼진은 자연히 줄어든다. 홈런타자는 유인구를 컷오프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날 홈런은 전날 미네소타 홈에서 볼티모어전을 마치고 김 전 코치와 박병호가 나눈 대화에서 감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전 코치는 두 번째 타석에서 타격 타이밍이 조금 느려 홈런이 불발되면서 높은 내야 타구가 된 점을 지적했고, 박병호도 웃으면서 “제대로 한 스윙이었는데 타이밍이 느렸어요”라며 이를 인정한 바 있다. 박병호도 탬파베이전 만루홈런은 “홈런을 의식하지 않았지만 타이밍이 맞았다”며 시범경기 마수걸이 홈런 소감을 밝혔다.
감독으로는 유일한 명예의 전당 출신 폴 몰리터 감독은 “멋진 스윙을 했다. 이미 타격 훈련에서 강렬한 타구를 몇 차례 봤다. 이 홈런으로 박병호의 힘을 볼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미네소타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 박병호를 영입한 배경도 홈런을 기대하는 파워배팅이다.

주피터(플로리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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