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자” 메이저리거로 만난 박병호 vs 김현수…결과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6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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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 메이저리그 미네소타가 스프링트레이닝 때 쓰는 안방 구장이다. 볼티모어가 이날 방문 팀이었다. 경기 전 한국 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박병호(미네소타)와 통산 타율 0.318의 김현수(볼티모어)가 그라운드에서 반갑게 만나 서로 잘하자며 격려했다. 두 타자의 만남이 예상됐던 터라 국내의 많은 기자들이 해먼드 스타디움을 찾았다. 경기 후 미네소타 담당 기자도 박병호에게 “김현수와 저녁을 같이 먹을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으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둘이 만나서 정답게 회포를 풀 분위기가 아니었다. 미네소타의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박병호는 2타수 무안타 1득점, 볼티모어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에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범했다. 좌익수 플라이 타구를 판단 미스해 2루타로 만들어준 것.

박병호는 비록 무안타였지만 4회 파울플라이는 잘 맞은 타구였다. 김용달 전 프로야구 LG 타격코치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의 3루 파울플라이는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내야에 매우 높이 뜬 것을 보면 박병호 특유의 풀스윙을 했다” 말했다. 김 전 코치의 지적에 박병호도 “스윙은 좋았는데 타이밍을 놓쳤다”며 아쉬워했다. 점차 타격이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김현수는 지난 2일 시범경기 데뷔전 이후 13타수 무안타다. 김현수는 “내가 여기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스스로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적응의 문제는 아니다. 너무 위축돼 있다. 여기는 환경도 분명 좋고 모두가 너무 잘해주고 있다. 누구에게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이 있는데다 여러 가지 어린애 같은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인드를 고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위축된 마음가짐을 교정하지 못하면서 타격이 흐트러지고 있고 수비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김현수의 부진한 타격을 두 전문가가 지켜봤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박병호는 미국 문화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다. 넥센이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했기에 분위기도 잘 알고 있고 팀에 합류하기 전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김현수는 미국을 모른다. 훈련 페이스도 느린 편이다. 야수들 전원이 합동훈련을 한 후 곧바로 시범경기에 들어가는 미국 시스템에 몸과 정신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 전 코치는 “강정호와 김현수는 똑같이 레그킥을 한다. 어제 강정호에게 레그킥을 줄였느냐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답했다. 평소와 같은데 여유를 갖게 됐다고 했다. 김현수는 레그킥이 급했다. 레그킥이 급하다보니까 타격밸런스가 무너지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란히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병호의 목소리는 활기 차 있었다. 반면 김현수는 연신 머리를 위로 쓸어 올리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모든 것은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포트마이어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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