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 돌풍 이끄는 전태풍과 ‘태풍의 눈’ 에밋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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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에밋, 최고.”

2015~2016 KCC 프로농구가 개막하기 전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 때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외국인 선수를 뽑아 달라’는 질문에 전태풍(KCC·36)이 짧고 굵게 내놓은 답이다. 동료를 띄워주기 위한 ‘립 서비스’가 아니었다. 시즌 막판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며 정상 등극을 눈앞에 둔 KCC의 ‘태풍의 눈’은 단연 안드레 에밋(34)이다.

18일 SK전을 앞두고 만난 전태풍은 “감독님은 늘 ‘각자 맡은 일을 해라, 우리는 팀으로 같이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시즌 초반까지는 각자가 뭘 해야 할지 잘 몰랐다. 경기 전체를 100%라고 할 때 모든 선수들이 30~40%씩을 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각자 맡은 작은 부분 부분을 채워야 100%가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에밋도 “이제 서로에게 많이 익숙해졌다. 내가 잘하는 것, 다른 선수들이 잘하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니 그 안에 확실히 녹아들 수 있게 됐다”며 “모든 과정에는 인내가 필요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둘은 ‘허버트 힐의 합류’가 우승을 향한 ‘신의 한 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자랜드에서 뛰던 힐은 리카르도 포웰과 트레이드 돼 지난해 12월 11일 KCC에 뒤늦게 합류했다. 전태풍은 “힐이 굉장히 침착하다. 덕분에 이리저리 날뛰던 우리 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한층 차분해졌다”고 말했다. 에밋도 “하루아침에 바뀐 게 아니다. 힐이 합류한 뒤 하루하루 경기를 할 때마다 조금씩 나아졌다”고 말했다. 힐이 합류하기 전 경기당 평균 23분 34초를 뛰며 평균 21득점, 6.1 리바운드을 기록했던 에밋은 힐의 합류 뒤 모든 기록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당 평균 35분 54초를 출전해 평균 30.5득점, 7.3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는 것.

3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전태풍에게도, 올해 처음 한국 무대에 선 에밋에게도 우승 은 포기할 수 없는 목표가 됐다. 전태풍은 “감독님이 팀을 맞은 첫 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텐데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부터 우승을 다짐했다는 에밋도 “선수들을 다루는 걸 보면 감독을 맡은 첫 해라는 게 전혀 믿겨지지 않는다. 최근까지 선수생활을 해서 그런지 선수들을 정말 잘 파악하고 있다”며 추승균 감독의 리더십을 치켜세웠다.

그렇다고 샴페인을 미리 터뜨리지는 않았다. 에밋은 “일단 남은 두 경기를 잘 끝내자는 마음뿐이다. 지금 우리의 초점은 우승이 아니라 오늘밤 있을 SK전, 이후엔 그 다음 경기다”며 “우리에게 정말 좋은 기회가 왔지만 우승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끝까지 즐기면서 매순간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전주=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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