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소 공격 받은 현대건설…‘양효진 시프트’ 극복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4일 05시 45분


현대건설 양효진. 스포츠동아DB
현대건설 양효진. 스포츠동아DB
상대팀들, 서브 에밀리에 집중…블로킹 강화
양효진 의존도 높은 현대건설, 향후 대응 고민


여자프로배구에서 호화 멤버를 자랑하는 현대건설이 심상치 않다. 최근 4경기에서 1승3패다. 균열의 조짐은 1월 11일 도로공사전부터 엿보였다. 세트스코어 0-3 완패를 당했다. 이때만 해도 일시적 충격일 줄 알았다. 그러나 1주일 후인 1월 18일 IBK기업은행에 또 다시 세트스코어 0-3으로 무너졌다. 1위 자리마저 IBK기업은행에 내줘 아픔이 더했다.

1월 27일 흥국생명을 맞아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해 반전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당시 흥국생명 외국인선수 테일러가 결장했는데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더니 1일 대전에서 최하위 KGC인삼공사에마저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다. 현대건설은 인삼공사를 상대로 4라운드까지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는데, 이날 시즌 5번째 맞대결에선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경기 직후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인삼공사 수비가 너무 좋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지만,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4경기 연속으로 현대건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 대해 배구계에선 ‘양효진(사진) 시프트’를 이유로 꼽고 있다. 여자배구 최고의 센터인 양효진(27)의 높이에서 나오는 블로킹과 중앙공격은 현대건설의 핵심 득점 루트다. 그런데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상대팀들이 역으로 이 지점에서 현대건설의 ‘급소’를 발견했다.

한 배구 전문가는 “양효진이 전위에 설 때 상대팀은 서브를 현대건설 외국인선수 에밀리에게 집중한다. 후위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양 사이드 공격력이 약한 팀이다. 이러니 양효진의 의존도가 더 커지게 되고, 상대팀들은 이에 맞춰 블로킹 벽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삼공사 이성희 감독도 1일 경기 후 “양효진을 겨냥해 센터에 키 큰 선수를 세웠는데 주효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도로공사가 최초로 이 ‘시프트’를 성공시킨 뒤 모든 팀이 따라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대건설이 갑자기 양효진의 비중을 줄일 순 없다. 현대건설은 상대적으로 양 사이드의 화력과 수비력이 떨어지는 팀이다. 양 감독은 1일 염혜선-이다영의 더블 세터를 가동해 상대의 시프트를 뚫어보려 했으나 효과를 보진 못했다. 향후 현대건설이 ‘양효진 시프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포스트시즌에서 성패를 가를 변수로 보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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