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완파… 최근 6년간 5차례 정상
에머슨의 대회 최다 기록과 타이… 女단식 케르버, 윌리엄스 꺾고 우승
남반구 코트의 지배자는 역시 ‘테니스 제왕’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였다.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는 3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앤디 머리(영국)를 2시간 53분 만에 3-0(6-1, 7-5, 7-6)으로 완파했다.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만 6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조코비치 이전에 로이 에머슨(호주)은 1961년부터 1967년까지 6차례 우승했다. 오픈시대(프로 선수들의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에는 조코비치가 유일하게 호주오픈 6회 우승을 달성했다.
2008년 자신의 첫 메이저 타이틀을 호주에서 신고한 조코비치는 최근 6년간 5번이나 호주오픈 챔피언에 오르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우승 상금은 340만 호주달러(약 29억 원). 통산 메이저 11승째를 거둔 조코비치는 준우승만 3번 했던 5월 프랑스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이날 조코비치는 안정된 스트로크와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자신보다 24개 많은 65개의 실책을 쏟아낸 머리를 무너뜨렸다.
반면 아내의 출산을 앞둔 머리는 호주오픈에서 준우승만 5번 하는 불운에 빠진 뒤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회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만 4차례 패한 머리는 시상식에서 울먹였다.
전날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는 세계 6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와의 경기에서 1-2(4-6, 6-3, 4-6)로 패하는 이변에 휘말렸다. 윌리엄스는 이번에 우승하면 슈테피 그라프가 갖고 있던 오픈시대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22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무대 결승에 오른 케르버를 맞아 서브 난조와 실책으로 자멸했다. 이변의 주인공이 된 왼손잡이 케르버의 우상은 그라프. 케르버는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그라프의 집에 초대돼 한 수 지도를 받기도 했다. 케르버는 “그라프의 기록을 지키게 도운 것 같다”며 웃었다. 케르버는 1999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그라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된 독일 선수가 됐다.
남자 복식에서는 머리(영국)의 친형인 제이미 머리가 브라질의 브루누 소아레스와 짝을 이뤄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을 안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