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KPGA 신인왕 김도훈의 컴백…“아직 끝이 아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29일 05시 45분


2009년 KPGA투어 신인왕 출신 김도훈이 6년 동안의 일본생활을 잠시 정리하고 국내로 복귀한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올 겨울을 뜨겁게 보낼 예정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2009년 KPGA투어 신인왕 출신 김도훈이 6년 동안의 일본생활을 잠시 정리하고 국내로 복귀한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올 겨울을 뜨겁게 보낼 예정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일본투어 6년 부상·스윙교정 등 시련
재도약 위한 선택 “설레고 기대된다”


“바닥까지 내려갔지만 끝이 아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도약을 준비하겠다.”

2009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인왕 출신 김도훈(27·JDX멀티스포츠). 6년 동안의 일본생활을 뒤로하고 올해 잠시 국내투어로 복귀한다. 화려한 귀환은 아니다. 일본투어 시드를 잃으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았다. 재도약을 위한 일보후퇴로 생각하고 멋진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도훈은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상비군으로 발탁됐고, 고교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뽑혔다.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정점을 찍었다. 김경태(30), 강성훈(29), 김도훈(26·회원번호 753)과 함께 골프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프로로 첫발을 내딛자마자 시련이 찾아왔다. 2년 동안 시드전에서 고배를 마셔 2부투어에서 프로생활을 해야만 했다.

“갑자기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시드전에서 두 번이나 떨어지면서 상심도 컸다. 너무 괴로워서 ‘골프를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2년 동안의 시련을 이겨낸 덕분일까. 2009년 시작한 프로생활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생애 단 한번 뿐인 신인왕을 손에 쥐었고, 2010년엔 일본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에서의 루키 시즌 성적은 한국에서보다 더 좋았다. 신인왕을 놓치기는 했지만 상금랭킹 11위에 오르면서 당당히 강자가 됐다.

프로 첫 승도 2010년에 나왔다. 전북 군산에서 열린 KPGA투어 동부화재오픈에서 승부사 강경남(33)과 함께 연장 6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그에게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2년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꽤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다 2013년 왼쪽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변화를 주기 위해 선택했던 스윙 교정도 엇박자가 났다.

“미국에서 2개월 동안 연습하면서 새로운 스윙을 익혔다. 그런데 연습 때 잘 되던 스윙이 실전에서는 안 됐다.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바꾸려다보니 혼돈이 왔던 것 같다. 결국 부상과 갑작스런 변화가 슬럼프로 이어지고 말았다.”

일본으로 진출할 때만 해도 그는 큰 꿈을 꿨다. 일본에서 성공하고 나면 PGA투어에 도전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었다. 돌아보면 아쉬움도 남는다. 김도훈은 “성공하고 나서 미국으로 가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빨리 성공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다. 차라리 계속 도전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지 모르겠다”면서 “그러나 실망하지는 않는다. 시드를 잃고 나서 선배들이 ‘언젠가 다시 올라올 수 있으니 그때를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해라. 아직 끝이 아니다’며 조언과 위로를 많이 해줬다. 아직 끝이 아닌 건 확실하다”며 실망하지 않았다.

2월 초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인 그는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오겠다며 다짐했다.

“2년 동안 투어 시드를 따지 못해 2부투어에서 생활했던 때도 있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은 오히려 행복하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옛 동료들과 경쟁할 생각을 하니 설레고 기대가 크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어떻게 극복하는가도 중요한다. 반드시 이겨내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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