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천재’ 김시우, 소니오픈서 4위…PGA 첫 ‘Top 10’ 진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8일 17시 15분


한국 남자골프의 기대주 김시우(21·CJ오쇼핑)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톱 10’에 진입하며 올해 맹활약을 예고했다. 18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 최종라운드에서 김시우는 2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264타)로 4위에 올랐다.

김시우는 어린 시절부터 ‘골프 신동’으로 불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힌 그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2011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2012년 12월에는 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역대 최연소(17세 5개월 6일)로 통과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PGA투어 정회원 규정(만 18세 이상)에 걸려 초청 선수 등으로만 간간이 대회에 출전하다가 2부 투어로 내려갔다.

Q스쿨을 통과했을 때 “어머니가 집에서 해주는 고기반찬을 먹고 싶다”던 ‘천재 골프소년’은 지난해 2부 투어에서 상금 랭킹 10위에 오르며 2015~2016시즌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이번 시즌에 치러진 5개 대회에 출전해 3개 대회에서 ‘톱 25’에 이름을 올리며 상승세를 탔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김시우를 ‘2016년에 주목해야 할 9명의 신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시우는 소니 오픈을 앞두고 “3년 전과 달리 자신감이 붙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아버지의 권유로 7살 때 골프를 시작한 김시우는 PGA와의 인터뷰에서 “골프 선수가 되지 않았으면 축구 선수가 됐을 것”이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팬”이라고 말했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최경주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그는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로 꼽은 하와이에서 자신의 PGA 투어 최고 성적을 거뒀다.

체격조건(180㎝, 85㎏)이 좋은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장기인 30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력을 앞세워 2, 3라운드에서 2개의 이글을 낚으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4라운드 초반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6번 홀과 7번 홀에서 버디 퍼트가 홀 컵을 비켜가는 불운으로 첫 우승에는 실패했다. 한국인 최연소 PGA 투어 우승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번 대회 선전으로 김시우의 세계랭킹은 대회 전 273위에서 198위로 올라섰고, 페덱스컵 랭킹은 20위, 상금 랭킹은 25위가 됐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은 파비안 고메스(아르헨티나)가 차지했다.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와 20언더파 동타를 이룬 고메스는 2차 연장에서 버디를 낚아 정상에 올랐다. 노승열(11언더파)은 공동 28위를 기록했고,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0언더파)는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쳤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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