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윤리위, FIFA수장 쫓아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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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터 자격정지 8년… 축구계 퇴출… 플라티니도 같은 처분 중징계
차기 대권 도전 사실상 물거품

17년간 ‘세계 축구 대통령’으로 군림해 온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79)이 FIFA에 의해 ‘불명예 퇴출’을 당했다. 블라터 회장에 이어 차기 FIFA 회장을 꿈꾸던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60)의 꿈도 좌절됐다.

FIFA 윤리위원회는 21일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에게 각각 8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또한 윤리위는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에게 각각 5만 스위스프랑(약 5913만 원), 8만 스위스프랑(약 9461만 원)의 벌금도 부과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블라터 회장은 2011년 플라티니 회장에게 전달 시기와 성격이 석연치 않은 200만 달러(약 24억 원)를 건넨 혐의를 받았다. 돈은 FIFA 회장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전달됐고 블라터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양측은 윤리위에 플라티니 회장이 1999년부터 2002년까지 FIFA 기술고문으로 일한 고문료를 뒤늦게 지급한 것이며 구두로 약속해 계약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리위는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이 “지위를 남용했다”면서 이해 상충과 금품 제공 등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블라터 회장은 판결 직후 FIFA 항소뿐만 아니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블라터 회장은 “나와 플라티니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오명이 씌워졌지만 사실이 아니다. 나와 FIFA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FIFA 윤리위로부터 배신을 당했다. 40여 년간 일해 온 FIFA의 ‘샌드백’이 된 것 같아 유감이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중징계로 블라터는 축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됐고 후계자로 거론됐던 플라티니는 FIFA 회장의 야망을 접게 됐다”고 평가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8년 자격정지로 내년 2월로 예정된 차기 FIFA 회장 선거 출마가 힘들게 됐다. 플라티니 회장의 낙마로 선거 판세는 요동치게 됐다. 현재 회장 후보는 요르단 왕자인 알리 빈 알 후세인 FIFA 부회장,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제롬 샹파뉴 전 FIFA 국제국장 등 5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영국 언론은 ‘반 블라터 진영’의 대표 주자인 알 후세인 FIFA 부회장과 ‘블라터의 추종자’로 알려진 알 칼리파 회장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블라터#플라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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