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부상 투혼 양의지 “프리미어 12도 당연히 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2일 05시 45분


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대표팀 자부심 하나로 출전 잔잔한 감동

“당연히 가야죠. 이미 괜찮다고,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두산 양의지(28)가 ‘2015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양의지는 NC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 도중 나성범의 파울 타구에 맞아 오른 엄지발가락 뼈가 미세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지만, 길고 길었던 포스트시즌에 이어 프리미어 12까지 뛸 의사를 밝혔다.

양의지는 지난달 22일 국가대표 상비군이 발표되기 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 후 대표팀 합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였다. 만약 양의지가 뛸 수 없다면 상비군 엔트리에 포수를 추가로 넣어야 했다. 그러나 양의지는 “괜찮다. 갈 수 있다”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양의지는 PO와 KS에서 발가락 통증 때문에 딱딱한 스파이크 대신 운동화를 신고 훈련했다. 경기 중에도 오른쪽 스파이크 끈을 느슨하게 풀어 통증을 최소화했다. 진통제를 먹어가며 PO 4차전부터 KS 5차전까지 7경기를 뛰었다. 웬만해선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가 “솔직히 아프다. 계속 신경 쓰인다”고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양의지는 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는 “KS도 풀타임으로 뛰고 있는데 대표팀에 못 뛴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뛸 수 있다. 뛸 수 있으니까 뛰겠다고 했을 뿐이다. 당연히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의지의 행보는 대표팀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달리 프리미어 12에는 병역면제 혜택이 없다. 전망도 밝지 않다. 해외원정도박 파문에 휘말린 삼성 투수 3명(안지만 윤성환 임창용)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KIA 윤석민 양현종 등이 빠지면서 역대 대표팀 가운데 마운드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의지는 오직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뛰어야 하는 프리미어 12에 부상을 안고 참가한다. 늘 “태극마크를 달아보고 싶다”던 그의 의지가 빚어낸 투혼이다.

홍재현 기자 hong97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