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의 눈] 결정구 망설인 클로이드 위기 자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30일 05시 45분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라이온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삼성 클로이드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라이온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삼성 클로이드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삼성, 최형우·박석민 중심타선 침묵
두산, 큰 타구 없이 잔펀치로 빅이닝

한국시리즈(KS) 3차전이 열린 29일 잠실구장에는 비가 내린 탓에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됐다. 이렇게 되면 투수들은 체온유지가 힘들다. 투수에게 불리한 환경이었다. 여기서 선발투수인 두산의 장원준, 삼성의 타일러 클로이드는 나름 효과적으로 관리를 잘했다.

장원준(7.2이닝 1실점)의 이날 구위는 여태까지 본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다. 삼진아웃은 5개로 많지 않았지만 투구수가 80구가 넘어갔음에도 시속 140km 중반을 찍었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비율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때와 비슷했는데 KS 3차전에서는 구속이 더 나왔다. 슬라이더의 구속도 빨랐고, 각도도 날카로웠다.

반면 삼성 클로이드는 2회까지 병살타를 2개 잡았다. 그러나 3회를 무실점으로 막긴 했으나 1사 1루 김재호 타석 때 2B-0S 상황에서 피치아웃을 한 것이 의문이다. 박건우는 시즌 도루가 2개뿐이고, 무릎 상태가 좋지 못한 선수다. 그런데 여기서 피치아웃을 하다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3회는 무실점으로 넘어갔지만 이후 볼넷이 계속 나왔다. 클로이드의 몸쪽 스트라이크-볼 비율이 안 좋았다. 클로이드는 시즌 때에 비해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를 망설였다. 바깥쪽으로 유인만 하는 모습이었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하는 루트가 비슷하다. 홈런 등 큰 타구를 날리지 않지만 단타 같은 잔 펀치로 빅이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체력적 어려움이 아직 두산 야수진에겐 보이지 않는다. 정수빈이 출장을 강행한 것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5팀 중 홈런 숫자가 가장 적다. 화력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박건우-김재호-정수빈-허경민의 컨택 능력이 돋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은 6회 실점을 1점으로 막았어야 했는데 2루수 나바로의 수비가 아쉽다. 병살 상황에서 유격수 김상수에게 송구했으면 됐을 텐데 혼자 2루를 밟고 1루로 던지면서 처리하려다 실책이 나와 추가실점을 했다. 여기서 잘 막았으면 삼성 심창민이 다음 경기에서 자신감을 얻었을 터인데 더욱 아쉽다.

삼성 타선은 최형우, 박석민의 중심타선에서 막히는 것이 문제다. 팀 타격은 전염성이 있는데 칠 선수들이 시즌 때 스윙이 안 나오니까 나머지도 동력을 못 찾는 분위기다.

3차전을 두산이 잡아서 향후 선수 운영이나 역대 사례를 미뤄볼 때 우세를 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양 팀 불펜은 어디가 딱히 강하지 못하다. 계속 선발 싸움 추세다. 삼성은 차우찬, 두산은 이현승까지 넘기기 위해 선발들이 길게 가는 것을 바라는 상황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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