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레일리, 야수 도움 없어 더욱 참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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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8월 8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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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레일리. 스포츠동아DB
롯데 레일리. 스포츠동아DB
최근 수도권 한 팀의 외국인투수는 야수들과 수차례 언쟁을 벌이다 급기야 함께 타지로 건너온 동료 외국인선수와도 마찰을 빚었다. 야수들이 실책이라도 하면 그라운드 안팎에서 짜증을 내기로 유명한 그 투수 때문에 팀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해당 투수의 경우에는 정도가 심하지만, 대개 투수는 야수들의 수비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어려운 타구야 어쩔 수 없다고 쳐도, 기본적인 실수는 투수들의 맥을 빠지게 만들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불운한 투수’의 대표주자인 롯데 외국인투수 브룩스 레일리도 고난의 하루를 겪었다.

레일리는 7일 마산 NC전에서 5.1이닝 15피안타 9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한 경기 개인 최다 피안타, 실점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NC 상대로 2승1패 평균자책점 2.20의 호투를 이어오던 그는 허무하게 대량실점을 헌납했다.

레일리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야수들은 그를 돕지 못했다. 2회말 첫 실점 상황부터 꼬였다. 무사 1·2루에서 나온 NC 손시헌의 1루수 앞 희생번트 때 2루수 정훈이 1루 커버를 늦게 들어왔다. 1루수 박종윤은 한 차례 머뭇거리다 뒤늦게 송구했고, 송구는 우익수 방향으로 흐르고 말았다. NC의 선취점은 그렇게 나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익수 손아섭의 송구가 3루 앞에서 크게 바운드되면서 3루 커버를 들어간 유격수 오승택이 포구에 실패했다. 결국 타자주자 손시헌마저 2루에 도달해 2개의 실책으로 무사 1·3루가 아닌, 무사 2·3루를 헌납하고 말았다. 1사 후 박민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가 나와 2실점째. 레일리의 자책점은 1점이었다.

한 번 힘이 빠진 레일리는 3회 NC 테임즈에게 투런홈런을 맞았고, 5회에는 무려 4점을 헌납했다. 이 과정에서도 엉성한 수비가 있었다. 무사 1·2루에서 나온 이호준의 적시 2루타 때 중계 플레이가 문제였다. 우익수 손아섭의 송구를 받은 1루수 박종윤의 송구가 어정쩡한 방향으로 흘렀고, 포수 김준태가 쫓아갔지만 포구에 실패했다. 이때 3루에 안착한 테임즈가 홈을 파고들었다. 다행히 김준태가 홈에 있던 투수 레일리에게 공을 던져 아웃시켰지만, 레일리로선 두 번째로 기운이 빠지는 상황이었다.

결국 레일리는 한 경기 최다 피안타 9위 기록인 15피안타의 불명예를 안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차라리 마운드에서 짜증을 냈다면, 속이라도 시원했을지 모른다. 분을 삭이고 공을 던졌지만, 시즌 최다 실점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피할 수는 없었다.

마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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