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스타전은 감독 경질 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2015년 시즌에는 9개팀 순위 경쟁 치열
문책성 인사-트레이드 등 없을 듯

“올스타전 하면 아마 황재균과 김민성이 고개를 흔들걸요.”

18일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열리는 2015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대한 대화 도중 한 프로야구 관계자가 한 말이다. 드림올스타와 나눔올스타의 3루수로 뽑힌 황재균(롯데)과 김민성(넥센)은 아찔한 올스타전 기억이 있다. 지금은 두 선수 모두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3루수로 팀에서 몇 안 되는 ‘트레이드 불가’ 선수가 됐지만 올스타전 때문에 야구 인생을 접을 뻔했기 때문이다.

황재균과 김민성은 2010년 올스타전을 코앞에 둔 7월 20일 전격 맞트레이드됐다. 당시 넥센 소속이던 황재균은 전년도(2009년은 우리 히어로즈) 시즌의 준수한 활약으로 주전 자리를 막 꿰찬 상태였다. 김민성도 2009년 롯데에서 114경기에 출장하며 팀 적응을 끝마쳤을 때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가 됐으니 충격이 컸다.

올스타전은 팬들에게 축제지만 감독들에게는 긴장과 공포의 순간이기도 하다. 올스타전 휴식기 전후로 감독들의 경질이 잦았기 때문이다. 1996년 올스타전 다음 날에는 1994년 LG를 우승으로 이끌고, 1995년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 낸 이광환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1998년 당시 한화 지휘봉을 잡고 있던 강병철 감독은 1998년 올스타전 당일 30분 전 경질 통보를 받고 보따리를 쌌다. ‘야신’ 김성근 한화 감독도 쌍방울 감독 시절 1999년 올스타전이 끝난 뒤 한밤중에 ‘야인’ 신세가 됐다.

구단들은 올스타전 휴식기를 전력 보강을 위한 최적기로 본다. 축제 분위기를 빌려 트레이드나 경질에 따른 팀 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른 분위기다. 일단 kt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어 긴박한 대형 트레이드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6개 구단의 감독은 계약 1∼2년 차다. 조범현 kt 감독은 1군 첫 시즌이다. 2013년 말과 2014년 초에 3년 이상 재계약을 한 류중일(삼성), 염경엽(넥센), 김경문(NC) 감독 역시 팀 성적도 좋고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