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병살타’ 고종욱의 성장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1일 05시 45분


넥센 고종욱. 스포츠동아DB
넥센 고종욱. 스포츠동아DB
염 감독 “다리는 제일 빠른데…운 나빴다”

아프니까 청춘이고, 아프니까 야구다.

넥센 ‘고볼트’ 고종욱(26·사진)은 올 시즌 1군에 안착하며 옵션을 더해주고 있다. 최근 2번타자로 나와 꾸준한 타격감을 뽐냈다. 시즌 초반에는 오른 무릎 부상으로 빠진 서건창 대신 1번을 맡아 팀의 반등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법. 더욱이 야구는 실패의 스포츠다. 3할 타자도 7차례 소득 없이 물러난다. 고종욱은 9일 광주 KIA전에서 3차례나 병살타를 때리면서 역대 한 경기 최다 병살타 타이기록을 썼다. 한 팀이 한 경기에 3개의 병살타를 치기도 어려운데 혼자 3개를 때렸다. 물론 팀은 이날 4-7로 졌다. 역대 5번째.

그는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주력이다. 팀에서 가장 빠른 발을 자랑하고, 왼손타자라서 1루까지 거리도 오른손타자에 비해 가깝다. 어지간해선 병살타를 쉽게 당하지 않는다. 내야안타를 치고 살 확률이 오히려 더 높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고종욱을 2번에 배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수차례 득점기회를 날리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 1번 김하성이 4차례나 출루했지만 모두 무위에 그쳤다. 화가 날 법도 하지만 염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1루까지 뛰는 건 팀에서 제일 빠르다. 다리도 빠른 녀석이 병살타를 3개나 쳤다”고 웃었다.

운이 없게도 잘 맞은 타구가 모두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배트 중심에 잘 맞으면서 타구 속도마저 빨랐다. 단거리 육상스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도 공보다 빠를 순 없는 법. 2차례 타구는 2루수 방면으로 향했고, 나머지 1번은 유격수 정면이었다. 염 감독은 “3루나 유격수 깊은 방향이면 살았을 텐데 2루 정면이었다. 심지어 모두 간발의 차이였다”고 껄껄 웃었다. 쓰라린 경험을 한 고종욱. 그의 발이 더욱 빨라질 것 같다.

광주|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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