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희 “꼭 결혼발표 하는 것 같아요”… 니콜 “날 키워준 서남원 감독님 감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9일 05시 45분


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시상식에서 사상 최초로 여자부 공동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도로공사 이효희(왼쪽)와 니콜이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시상식에서 사상 최초로 여자부 공동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도로공사 이효희(왼쪽)와 니콜이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V리그 MVP 3인의 수상 소감

레오, 여친 출산으로 불참…“팀원에 감사”

35세 언니의 화려한 드레스, 9일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선수의 눈물이 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시상식의 이미지로 영원히 남을 듯하다.

지난 시즌 34세의 나이에 사상 최초로 세터 출신 최우수선수(MVP)가 됐던 이효희(도로공사)는 행사장에 백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마련해준 의상이었다. 여자부 시즌 MVP 발표 전 인터뷰에서 “꼭 결혼 발표를 하는 것 같다”는 얘기에 쑥스러워하던 이효희였다. 올 시즌 한솥밥을 먹은 니콜과의 MVP 대결이었지만, 두 선수는 모두 “내가 수상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상자는 나란히 12표씩을 얻은 니콜과 이효희였다. 역대 11번의 시즌 MVP 투표에서 나온 최초의 공동수상이었다.

이효희는 “지난해 이 자리에 설 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올라오게 돼서 기쁘다. 이번 시즌 함께 했던 니콜과 공동수상이라 더 뜻 깊다. 다음 시즌에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푸른색 롱드레스를 입은 니콜은 수상 소감을 묻자 눈물부터 흘렸다. “KOVO와 취재진 모두 고맙다. 도로공사 선수, 코치, 프런트에게도 감사한다. 나를 뛰어난 선수로 만들어준 서남원 감독에게 특별히 감사한다. 서 감독이 없었으면 이 자리도 없었다. 서 감독과 2년간이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팀에 10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안기고도 7일 재계약에 실패했다.

니콜은 한국을 떠나면서 많은 선물을 받았다. MVP 상도 있지만 구단이 마련해준 선물도 쏠쏠했다. 구단은 300만원 상당의 고급 한복을 마련해줬고, 니콜의 모습이 들어간 전신 피규어(170만원 상당)도 선물했다.

한편 3연속 시즌 MVP를 차지한 삼성화재 레오는 여자친구의 출산 때문에 8일 급히 한국을 떠나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했다. 2시즌 동안 레오와 함께 지냈던 여자친구는 출산을 위해 먼저 푸에르토리코로 떠났다. 사전 녹화된 영상 인터뷰에서 레오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해 사과의 말씀을 들린다. MVP 선정에 감사한다. 이번 시즌 노력한 것에 대한 상으로 생각하겠다. 동료가 있어서 이 상을 받았다. 팀원들과 함께 이 기쁨을 누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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