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 싱싱 쎙쎙… 삼성 잡을 것 같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03시 00분


[2015 프로야구 28일 팡파르]
본보 야구팀 ‘솔직 토크’ 시즌 전망

시범경기부터 구름관중 뉴욕 양키스 감독을 지낸 케이시 스텡걸은 “섣불리 예상하지 마라. 특히 미래에 대해선”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해마다 봄이 되면 프로야구 팬들은 누구나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유리한 방향으로 새 시즌을 예상한다. 동아일보 기자들도 이 예상 행렬에 숟가락을 얹어 봤다. 사진은 수원야구장에서 벌어진 제10구단 kt의 시범경기 안방 개막전 모습. 수원=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gna.com
시범경기부터 구름관중 뉴욕 양키스 감독을 지낸 케이시 스텡걸은 “섣불리 예상하지 마라. 특히 미래에 대해선”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해마다 봄이 되면 프로야구 팬들은 누구나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유리한 방향으로 새 시즌을 예상한다. 동아일보 기자들도 이 예상 행렬에 숟가락을 얹어 봤다. 사진은 수원야구장에서 벌어진 제10구단 kt의 시범경기 안방 개막전 모습. 수원=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gna.com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올해 프로야구는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는다.(사실 특정 팀 전망을 묻는 일이 더 많다) ‘야구 좀 봤다’는 기자들에게도 대학수학능력시험보다 더 어려운 과제다. 동아일보 야구팀 기자 4명(김종석 이헌재 황규인 주애진)이 한자리에 모여 ‘사견임을 전제로’ 2015 한국프로야구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나눠봤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가 많아 발언자는 익명으로 했다.

○ 한화는 5강에 들까? 반반

▽A=8등 아니면 9등을 예상한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너무 떨어진다. 2006년 SK는 그 전에도 그렇게 나쁜 전력은 아니었던 데다 전성기를 앞둔 선수들이 많았다. 이들이 김성근 감독을 만나서 만개했던 거라고 본다. 한화는 또 고양 원더스와 달리 지옥훈련만으로는 더 끌어낼 게 없는 베테랑 선수가 많다. 정근우가 정말 SK 때와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훈련했을까. 게다가 김 감독은 겨우내 준비해 시즌 초반에 치고 나가는 ‘촌놈 마라톤’ 스타일인데 144경기에도 통할지 의문이다. 포수도 별로다.

▽B=동의한다. 시즌이 시작되면 한화 팬들은 냉정한 현실을 깨달을 것 같다. 한화가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라고 말하는 다른 팀 감독이 많은데 립 서비스라고 본다. 오히려 ‘한화한테는 지면 안 된다’며 속에 비수를 숨기고 있다고 할까. ‘한화한테 지면 여태 우리가 했던 게 무너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선수들이 많다. 사실 예전에는 김 감독 팀이 독보적으로 훈련을 많이 하는 팀이었는데 지금은 순위경쟁이 너무 치열해져서 그렇지도 않다.

▽C=그래도 중간은 갈 거라고 본다. 다른 종목을 봐도 프로 스포츠에서도 독하게 시키면 중간은 가더라. 그 방식이 옳든 아니든 효과는 그만큼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수비는 시킨 만큼 나온다. 또 간절함이 능력치 이상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본다. 팬들 눈높이가 올라갔기 때문에 선수들도 충분히 부담을 느끼고 있을 거다. 달라져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아직 개막 전이지만 지난해 ‘우리 안 되는 거 아시잖아요’라고 말했던 선수들도 지금은 달라졌다. 결국 뻔한 얘기지만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고 본다.

▽D=맞다. 다른 종목에서도 감독이나 선수 변화가 많았던 팀은 시즌 초반 성적이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분위기를 타면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반대 경우라면 다른 팀에 ‘이 팀은 꼭 잡고 가야 한다’는 투지를 키워줄 수도 있다. 한화는 다른 건 정말 다 잘하니까 야구만 잘하면 된다.

○ 삼성 대항마는 LG! 넥센은?


▽A=일단 삼성을 잡을 팀은 SK라고 본다. SK는 기본 전력은 강한 팀인데 선수들이 감독 싫다고 실력 발휘를 못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감독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좋아졌고, 김광현도 남았고, 자유계약선수(FA)도 다 잡았다.

▽B=작년에도 SK는 사실 처음에 조금만 성적이 더 좋았으면 4강에 들 팀이었다. 김광현이 대단한 투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실 그만한 투수도 없지 않은가. 넥센이 마이너스 요소만 있다면 SK는 플러스가 더 많다. 강정호가 있었으면 넥센이었겠지만 SK가 대항마가 될 확률이 더 높다. 박병호보다 강정호가 더 무섭다는 투수들도 많았다.

▽C=SK, 넥센을 많이들 꼽는데 LG가 더 가능성이 높다. LG는 2, 3년 전만 해도 ‘왜 이리 선수가 없냐’던 팀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개막전 엔트리에 누구를 넣고 뺄지 고민할 정도로 유망주가 많다. 게다가 144경기 체제는 결국 불펜 싸움이다. LG는 좋은 불펜이 건재한 데다 젊은 불펜들도 많이 성장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것도 선수들에게 독기를 심어줄 것 같다. 게다가 한나한과 류제국 등 시즌 시작 후에 돌아올 전력도 많이 보인다.

▽B=그러고 보니 LG가 되게 강해 보인다. 나도 LG로 바꾸겠다. 원래도 LG는 3, 4위 경쟁은 할 팀이라고 봤다.

▽D=그런데 야구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LG 전력을 그리 높게 안 보더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대략 800만 관중 돌파를 기대하던데 어느 팀이든 막판까지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하면 좋겠다.

▽B=
넥센 때문에 결국 그리 되지 않을까 싶다. 넥센은 2∼7위가 모두 가능한 팀이라고 본다. 제일 비중이 큰 게 선발 투수인데 도무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감이 서지 않는다. 한현희가 빠져나간 불펜도 마찬가지다. 또 염경엽 감독이 플랜B니, 플랜C니 하지만 염 감독 작전 중 주목받았던 작전은 실패한 작전일 경우가 훨씬 많았다. 게다가 강정호의 빈자리는 결국 끝까지 채울 수 없을 거다. 다만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이 때문에 순위가 요동칠 수도 있다.

○ LG만 잘하면 ‘롯기(롯데-KIA)’ 동맹?

▽A=롯데가 시범경기에서 잘한 건 그냥 ‘전통’이다. 롯데 팬들도 ‘아, 봄이구나’ 할 거다. 그래도 아두치라는 정말 필요한 선수를 데려온 것만으로도 일단 성공이라고 본다. 지난해 히메네스는 포지션이 겹쳐 최준석과 박종윤을 모두 죽일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세이버메트릭스를 이상하게 적용해서 데려온 건데 결국 모든 게 좋지 않았다. 올해는 확실히 짜임새가 좋아졌다.

▽B=결국 외국인 선수 3인방에게 달렸다. 감독이 검증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롯데는 로이스터처럼 확실한 자율야구를 할 때 성적이 좋았다. 지금 이종운 감독은 그냥 사람 좋은 아저씨 정도다. 로이스터처럼 성적이 안 좋고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구단 간섭에 ‘노(No)’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초반 분위기가 안 좋으면 수습하기 어려울 거다.

▽C=
KIA는 개막전에 걸그룹 ‘여자친구(GFriend)’가 나와 ‘유리구슬’을 부른다는 것만으로도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쉽게 깨지진 않을 거야’라는 가사가 ‘유리몸’(부상이 잦은 선수)이 많은 팀을 뜻한다는 것이다. 올해도 KIA는 부상 문제가 관건이 될 것 같다.

▽A=그래도 KIA 역시 SK처럼 감독이 바뀌었으니 달라지지 않을까. 감독 싫어서 맨날 골프 연습장만 찾는 선수들도 있다는 루머까지 돌던 팀이 아니었나. 다만 윤석민은 ‘어린이 멘털’을 극복하지 못하면 팀에 별 도움이 안 될 거라고 본다. 마무리 투수로 쓴다면 더더욱.

▽B=양현종도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된 뒤 군것질과 소시지를 좋아하는 ‘어린이 입맛’을 바꾸려고 애쓴다는데 그 팀은 ‘어린이’들이 문제인가.

▽D=
다른 말로 KIA는 어린이들(유망주)이 어떻게 커주느냐가 관건이 될 거다. 센터라인(포수, 2루수, 유격수, 중견수)의 공백이 크기 때문에 무명 선수들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름을 얼마나 알리느냐가 중요할 거라고 본다. 물론 그래도 5강 싸움을 할 팀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정말 인간 안 될 줄 알았던 최희섭을 여태 끌고 가고 있는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높게 평가하는 게 맞다고 본다.

○ 두산과 NC는 kt만큼 임팩트가 없다?


▽C=두산은 장원준을 영입했다고 하지만 막상 따져 보면 투수가 없다. 중간은 원래 약했는데 올해 전력 플러스 요인이 없다. 마무리는 문자 그대로 ‘점점점(…)’이다. 긴 정규시즌을 치르다 보면 아무리 방망이가 좋아도 투수가 채워줘야 하는데 그걸 채우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A=NC는 김경문 감독이 또 시험대에 오르지 않을까? 팀을 중상위로는 끌어올리지만 정상으로는 못 이끈다는 평가를 이겨내야 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가 한 명 줄어든 것도 타격이 될 거라고 본다. 지난해 후반기에 무너진 것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비책을 마련했는지도 궁금하다. 또 넥센이 올해도 계속 NC에 져주리라는 보장도 없다(웃음).

▽D=
그래도 144경기를 하는 만큼 노련한 감독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결국 감독이 바뀐 5개 구단도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본다.

▽B=
kt 얘기가 없다. 꼴찌 할 거라고 본다. 오히려 어떻게 꼴찌를 할 것인가가 문제다. 초반에 버티다가 무너질지 처음부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지. 일단 옛날 한화처럼 ‘밑에 깔아줄’ 팀이 잘 안 보이는 데다 예전 NC와 달리 휴식일이 없다는 건 kt에는 악재다. 박세웅이 유망주는 맞지만 과연 NC의 이재학처럼 될 수 있을까. kt의 경기력이 800만 관중 동원의 분수령이 될 걸로 본다.

정리=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LG#삼성#솔직 토크#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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