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도로공사 나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3일 03시 00분


2차전도 현대건설에 승리… 3시즌 연속 챔피언전 진출

오래전부터 프로야구에 열광한 팬이라면 고(故) 김동엽 감독을 ‘빨간 장갑의 마술사’로 기억할 것이다. 이제 프로배구 여자부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도 ‘빨간 넥타이의 마술사’로 불릴 만하다. 중요한 경기마다 빨간 넥타이를 매고 코트에 등장하는 이 감독은 신생팀을 맡아 창단 네 시즌 만에 세 차례나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키는 마술에 성공했다. 그것도 세 시즌 연속이다.

기업은행은 2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건설을 3-1(25-21, 25-20, 22-25, 25-19)로 꺾고 2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1차전 승리 때 입었던 셔츠를 빨지도 않고 그대로 입었다. 넥타이도 똑같은 걸 매고 나왔다”며 “스스로 만든 징크스에 얽매이는 것 같지만 오늘 승리로 기분 좋게 징크스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승리 뒤에는 “넥타이는 계속 맬 것이다. 셔츠도 계속 입고 싶지만 여자 팀이라 선수들이 싫어할 것 같다. 대신 깨끗하게 드라이클리닝해서 입고 가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기업은행이 이날 승리하면서 프로배구 출범 이후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이 100%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징크스도 이어지게 됐다.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1차전 때 패하고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릴까 봐 홍삼 음료수를 돌리면서 ‘힘내자’고 다독였는데 잘 안 통한 모양이다”며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올해를 돌아보며 울지 말자. 내년을 생각하며 웃자’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정규리그 1위 도로공사와 맞붙는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27일 오후 7시 성남에서 열린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기업은행#도로공사#현대건설#챔피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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