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투어도 한국자매들 잔치

  • 동아일보

‘레이디스’ 유소연 우승, 박인비 준우승
유, 7번홀 3타차 열세 뒤집고 환호… 한국-한국계, 개막이후 4연속 제패

7개월만의 포옹 유소연이 15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미션힐스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우승상금은 7만5000달러. 유소연의 우승으로 한국(계) 선수는 LET 4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미션힐스골프장 제공
7개월만의 포옹 유소연이 15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미션힐스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우승상금은 7만5000달러. 유소연의 우승으로 한국(계) 선수는 LET 4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미션힐스골프장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친자매처럼 가깝다. 둘 다 LPGA투어 첫 승을 US여자오픈에서 장식했고 매니지먼트 회사(IB월드와이드)도 같다. 미국에서 장거리를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자주 동행하고 식사도 같이 해 ‘실과 바늘’로 불린다. 지난해 박인비가 결혼할 때 유소연은 후배 가운데 유일하게 들러리를 섰다.

평소 “언니” “동생”으로 부르면서 다정하게 지내는 사이지만 우승 경쟁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막판까지 같은 조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친 끝에 유소연이 2주 연속이자 대회 2연패를 노렸던 박인비를 제치고 트로피를 안았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승자와 패자로 엇갈린 뒤 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축하와 위로의 포옹을 나눴다.

15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미션힐스골프장 블랙스톤코스(파73)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세계 랭킹 8위 유소연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4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79타로 전날 1타 차 선두였던 세계 2위 박인비를 1타 차로 제치고 시즌 첫 승이자 LET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 8월 LPGA투어 캐나다오픈 우승 이후 7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한 유소연은 이날 7번홀(파4)에서 티샷이 밀리며 현무암 담장 위에 떨어져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한 뒤 더블보기를 해 선두에게 3타 차까지 뒤졌다. 하지만 11, 12번홀 연속 버디로 역전에 성공한 뒤 공동 선두였던 17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유소연은 “난 완벽주의 성격이라 플레이를 망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실수가 나와도 금세 털어버리는 인비 언니 덕분에 달라졌다. 오늘 우승도 그래서 가능했다. 언니가 ‘진짜 수고했다. 정말 잘했다’고 해서 기뻤다”고 말했다.

유소연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LET 개막 후 한국(계) 선수가 4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는 강세를 유지했다. LPGA투어에서도 한국(계) 선수는 시즌 개막 후 5연속 정상을 지켰다.

유소연과 박인비는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한국의 3연패도 합작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유소연#우승#박인비#준우승#한국#한국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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