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특별 주문… 웃어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26일 06시 40분


정찬헌-임지섭(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정찬헌-임지섭(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정찬헌 제구 불안…힘 빼주기 위해 “웃어라”
임지섭 타자 제압 포커페이스 위해 “웃어라”

“웃어라!”

LG 양상문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중인 정찬헌(25)과 임지섭(19)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다. 기술이나 멘탈에 대한 얘기가 아니었다. 그저 웃으라는 한마디였다. 그러나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 이유는 각각 달랐다.

● 정찬헌 힘 빼고 던져라!

정찬헌은 파워피처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다. 양 감독도 “정찬헌의 직구는 누구도 쉽게 칠 수 없다”고 칭찬할 정도다. 그러나 제구가 불안하다는 약점이 있다. 양 감독은 그런 정찬헌에게 “웃어라”고 했다. 양 감독은 “사람이 웃으면 몸에 힘이 빠진다. 얼굴을 굳히고 있는 것은 몸에 긴장감이 있다는 얘기다”면서 “(정)찬헌이는 공을 던질 때 힘이 너무 들어간다. 거기서 조금만 힘을 빼서 던질 수 있으면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래서 웃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그는 양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였고, 파워포지션부터 들어가던 힘을 조금 빼고 공을 던질 때 힘을 모으는 훈련을 시작했다. 정찬헌은 변화에 긴가민가했지만 22일 불펜피칭을 바라본 심판들이 입을 모아 “공이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자 확신이 생겼다. 24일 이시가와구장에서 열린 라이브피칭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 임지섭 여유를 가져라!

양 감독은 24일 이시가와구장에서 불펜피칭을 하던 임지섭에게도 웃으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찬헌에게 한 말과 의미가 달랐다. 양 감독은 “(임)지섭이의 경우는 내가 표정을 많이 지적한다”며 “투수라면 실수로 원 바운드 공을 던져도 마치 의도한 것처럼 던져야 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 (임)지섭이는 공을 잘못 던지면 얼굴에 티가 난다. 그렇게 되면 공을 던지기 전부터 타자에게 지고 들어간다. 그런 상황에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웃으라고, 공을 잘못 던져도 여유를 가지라고 말했다”고 했다.

임지섭은 양 감독이 지난해 류택현 투수코치에게 특별히 주문해 2군에서 집중 조련한 투수다.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며 올해 강력한 선발후보로 부상했다. 양 감독은 그런 그의 노력을 높이 사고는 표정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으며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오키나와|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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