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들 감복시킨 김용희 감독의 새벽 5시 위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14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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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인품의 김용희, SK를 화합으로 이끌까?

SK 김용희 감독(60)은 2011년부터 4년 동안 2군감독과 육성총괄을 맡았다. 한 조직에 4년을 몸담았으면 그 사람에 관한 밑천이 드러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런 김 감독을 두고, SK 내부에서 “인품 하나는 정말 최고”라는 일치된 평가가 나온다. SK 선수 중 ‘사회성’이 부족해 지도자들과 잘 융화되지 못한 A선수도 유일하게 김 감독은 허물없이 대했다. 환갑이 넘은 지도자라 어려울 법 한데도 김 감독이 권위적이지 않고, 아랫사람을 배려할줄 아는 인간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SK도 김 감독 체제에서 선수 장악력에 관해선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워낙 선수들의 덕망을 쌓아 놓아서 ‘자발성’을 끌어내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낙관이다.

실제 SK의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는 아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 진행됐다는 것이 내부의 일치된 평가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일화가 바로 김 감독의 ‘새벽 5시 위문방문’이다.

플로리다 캠프에서 중도귀국을 한 SK 선수는 딱 2명이 있었다. 선발 윤희상과 불펜 윤길현이었다. 윤희상은 장모가 세상을 떠나서, 윤길현은 달리기를 하다 햄스트링을 다쳐서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불가항력적 상황이었다지만 캠프를 완주하지 못한 것이라 선수들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게다가 한국까지 1회 경유를 비롯해 18~20시간의 비행을 해야 되는 플로리다와의 거리를 감안할 때, 아침에 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타야 했다.

그래서 두 선수는 새벽 5시에 짐을 싸고, 캠프를 떠날 채비를 했다. 이 시각에 맞춰 김 감독은 선수가 있는 곳까지 찾아와 위로의 배웅을 해줬다. 선수의 마음을 보살피기 위해 새벽잠을 포기한 것이다. 윤길현은 “솔직히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배려를 받은 선수들은 김 감독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을 터다. 2000년 삼성 감독에서 내려온 뒤, 15년 만에 다시 맡은 1군 사령탑이라 김 감독의 공백기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이 SK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최적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점 역시 현실인 듯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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