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이광종 감독에게 킹스컵 선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9일 06시 40분


U-22 축구대표팀이 7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15태국킹스컵에서 우승했다. 대표팀은 이광종 감독의 중도 귀국과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폭력행위, 홈팀 태국의 텃세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투혼으로 똘똘 뭉쳐 정상에 올랐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U-22 축구대표팀이 7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15태국킹스컵에서 우승했다. 대표팀은 이광종 감독의 중도 귀국과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폭력행위, 홈팀 태국의 텃세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투혼으로 똘똘 뭉쳐 정상에 올랐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U-22 축구대표팀 이중고 이기고 우승

종합전적 2승 1무로 역대 11번째 정상
태국 홈 텃세·이 감독 빈자리 딛고 환호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 2015태국킹스컵에서 우승했다.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대회 3차전에서 개최국 태국 A대표팀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홈 텃세 등으로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쳐 종합전적 2승1무(3득점·무실점)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킹스컵에서 역대 11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여러 악재를 뛰어넘어 값진 결과물을 얻은 U-22 대표팀은 올해 시작되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준비에 탄력을 받게 됐다.

● 이광종 감독에게 보은의 선물 안긴 태극전사들

이번 대회 개막 직전 U-22 대표팀에는 안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이광종 감독이 태국에서 머물다 고열 증세를 보여 중도 귀국했다. 이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와 정밀검사를 받았고, 급성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이 감독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서도 매 경기 좋은 결과를 얻어 결국 우승을 거머쥐었다. 특히 이 감독의 병명이 공개된 이후 벌어진 태국 A대표팀과의 3차전에선 실점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그라운드에 몸을 던졌다. 선수들은 힘을 모아 이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고, 우승이라는 기쁜 소식을 이 감독에게 전할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일단 신태용 국가대표팀 코치를 새로운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으로 임명하고, 이 감독의 완쾌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유소년축구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이 감독은 지난해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8년만의 금메달을 이끄는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 불굴의 의지로 일군 우승

U-22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악전고투를 거듭했다. 대회 첫 경기였던 1일 우즈베키스탄전(1-0 승)에선 상대의 육탄공세에 어려움을 겪었다. 축구가 아니었다. 우즈벡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을 발과 손으로 가격했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침착하게 대응했고, 정상적으로 경기를 마치는 성숙함을 보였다.

태국 A대표팀과의 마지막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심판 판정이 일방적으로 홈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골을 넣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취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침착했다. 공격 일변도로 나선 태국을 맞아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간헐적인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가며 원하는 결과를 손에 넣었다. 국제경기 출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빼어난 경기력과 성숙한 매너로 박수를 받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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