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같은 우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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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는 쇼트게임… 피닉스오픈 컷 탈락
“입스 왔다” “새 스윙 적응안돼” 분석 엇갈려

“그린 주변에서 그렇게 헤매는 프로 선수는 처음 봤다.”

미국 골프채널의 수석 해설위원인 브랜덜 챔블리 씨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사진)에 대해서 한 말이다.

우즈는 지난 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컷오프됐다. 2라운드에서 기록한 11오버파 82타는 1996년 프로 데뷔 후 317개 투어, 1267번의 라운드에서 우즈가 기록한 한 라운드 최악의 스코어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아마추어 고수만도 못한 쇼트게임이었다. 특히 칩샷에서 자주 문제를 드러냈다. 공의 윗부분을 때리는가 하면, 너무 짧게 치기도 했다. 우즈의 부진에 대해 ‘입스’(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몸이 굳는 현상)가 온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17승을 거둔 도티 페퍼는 자신의 트위터에 “골퍼에게는 두 가지 두려운 게 있다. 생크(공이 샤프트와 클럽헤드의 연결 부분에 맞는 현상)와 입스다. 슬프게도 우즈에게 입스가 온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지난해 8월 PGA챔피언십이 끝난 뒤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가 수술 후 겨우 두 대회를 치른 것을 갖고 입스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크리스 코모를 새 코치로 받아들인 우즈가 생애 다섯 번째 스윙 교정을 하고 있는 것도 반론의 근거다. 피닉스오픈에서 우즈의 동반자였던 조던 스피스는 “우즈는 건강해 보였고, 불편한 것도 없어 보였다. 좀더 연습한다면 올해 안에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애리조나 주에서 열리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을 직접 관전하려던 우즈는 계획을 바꿔 플로리다 주의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우즈는 “매일 연습할 뿐”이라고 말했다. 3년여 만에 세계 랭킹 50위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이는 우즈는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3월 5일 개막하는 특급 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에 나갈 수 없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우즈#미국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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