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종석]‘평창올림픽 분산개최’ 崔지사의 가벼운 입

김종석기자 입력 2015-01-06 03:00수정 2015-01-0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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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스포츠부
“남북 분산 개최는 이미 시기가 늦었다.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2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신년 기자회견 및 라디오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틀 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노보드 한두 종목을 상징적으로 북한 지역에서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변석개(朝變夕改)가 따로 없다. 더욱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준비하는 도지사로서는 부적절한 처신이기까지 하다는 지적이다. 조직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개인 자격으로 언급할 내용이 아니다. 경솔해 보인다. 정부와 조직위의 협의를 거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결정해야 하는 사안인데 어떤 사전 논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강원도는 5일 ‘남북 평화 등의 상징성을 고려한 아이디어 차원의 언급’이었다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지난해 말 IOC는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해 일본 등과의 분산 개최를 제안해 논란을 일으켰다. IOC가 아직 제안을 철회하지 않은 가운데 최 지사의 남북 분산 개최론까지 불거지면서 강원도뿐 아니라 국내 여론은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는 이미 개폐회식 장소와 종목별 개최 장소 결정 과정에서 심각한 도내 갈등을 겪었다. 최 지사의 이번 발언으로 춘천과 원주 등에서 지역 내 경기장 재조정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도내 교통정리도 제대로 못한 최 지사가 남북 개최를 거론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최 지사가 남북 분산 개최 종목으로 거론한 스노보드는 평창의 휘닉스파크 스키장의 기존 시설을 205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해 치를 예정이다. 6개 신설 경기장 건설 비용이 6694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적은 액수다. 따라서 남북 분산 개최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도 미미하다는 게 조직위의 분석이다.

그동안 강원도와 정부, 조직위는 올림픽 준비를 둘러싼 불협화음으로 대내외적인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최 지사의 남북 분산 개최 발언은 새로운 혼선과 분열에 불을 댕길 수 있다. 통일은 중요한 국가 대업이다. 하지만 IOC는 스포츠와 정치의 연계를 철저히 경계하고 있다. 그렇기에 올림픽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마련하려면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최 지사의 가벼운 입은 통일에도,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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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스포츠부 kjs0123@donga.com
#평창올림픽 분산개최#최문순 강원도지사#평창 겨울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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