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못놓는 41세 이치로 “ML 3000안타 희망 있기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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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개 더 치면 ‘명예의 전당’ 확실… 은퇴도 日 복귀도 미루고 팀 물색

‘안타 제조기’ 스즈키 이치로(41·사진)와 메이저리그에서 7년간 79승을 올린 오른손 투수 구로다 히로키(39).

메이저리그를 주름잡던 두 일본인 선수는 요즘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이미 전성기를 지난 이치로는 어떤 팀에 가도 주전 자리를 꿰차기 힘들다. 이치로와 관련된 최근 뉴스는 올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팀 볼티모어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정도였다.

반면 구로다는 지난주 전격적으로 일본 프로야구 복귀를 선언했다. 최근 3년 동안 뉴욕 양키스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인 구로다는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 가든 최소한 제3선발을 보장받으며 1000만 달러(약 11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포기하고 연봉 4억 엔(약 36억 원)에 친정팀 히로시마로 돌아왔다. 구로다는 메이저리그 팀들의 끈질긴 구애를 뿌리치고 자신을 키워 준 히로시마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왜 이치로는 은퇴를 하지도, 그렇다고 일본으로 돌아가지도 않을까. 이유는 안타 기록 때문이다. 그에게는 3000안타 달성이라는 꿈이 남아 있다.

올해까지 그는 2844개의 안타를 쳐 3000안타에 156개를 남겨 두고 있다. 최근 2년의 타격 페이스를 감안하면 이치로가 내년에 156안타를 작성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그렇지만 3000안타가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크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7차례나 최다 안타 부문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2001년 데뷔 후 2010년까지 10년 연속 2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2004년에는 262개로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를 작성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한 선수는 총 28명이다.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는 승부 조작으로 야구계에서 추방당한 피트 로즈로 4256개의 안타를 날렸다.

이치로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서 1278개의 안타를 친 뒤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일본과 미국 리그를 합하면 그가 날린 안타는 모두 4122개다. 로즈에 134개 모자란다. 전 세계 프로 리그를 통틀어 4000안타 이상을 때린 선수는 로즈, 이치로, 그리고 타이 콥 등 3명뿐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일본에서의 안타는 인정하지 않는다. 이치로도 메이저리그에서 때린 3000안타로 역사에 남고 싶어 한다.

이치로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이 거의 확실시된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3000안타는 명예의 전당을 향한 확실한 보증수표가 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 이헌재 기자   
#이치로#메이저리그#3000안타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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