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 시작한 허재, 판이 점점 흔들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1일 20시 44분


프로농구 KCC 허재 감독은 올 시즌 들어 흰 머리가 부쩍 늘었다는 얘기를 자주 듣고 있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까지 주목을 받았지만 부상선수가 쏟아지면서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매고 있어서다.

하지만 KCC는 최근 4경기에서 3승 1패로 소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위까지 밀려난 KCC는 9일 SK와의 잠실 방문 경기에서 10점차로 이겼다. 이날 허 감독의 얼굴에는 모처럼 미소까지 흘렀다. 단순히 이겼기 때문은 아니었다. KCC는 가드 김태술과 슈터 김효범이 허리 통증으로 결장한 데다 하승진 마저 후반에는 발목 이상으로 뛰지 못한 악재 속에서도 값진 승리를 거뒀다. 평소 출전 기회가 적던 KCC 정희재는 11점을 보탰고. 신인 김지후도 13점을 넣었다. 허재 감독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식스맨들의 자신감이 커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KCC는 7위 LG와의 승차가 1경기에 불과하고 5위 KT에는 3.5경기가 뒤졌다. 54경기를 치르는 정규리그의 '전반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KCC가 특유의 집중력을 앞세워 연승 모드로 돌아선다면 얼마든지 중위권 이상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올 시즌 판도를 중간 점검하면 모비스, SK. 동부. 오리온스가 4강권을 형성한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중위권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물고 물리는 형국이 펼쳐지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커트라인은 5할 승률 미만으로 낮아질 공산이 커졌다.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도 하위권에 처진 LG와 7위 인삼공사는 부상으로 결장 중인 주전들이 속속 복귀하면 정상 가동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는 김종규, 인삼공사는 오세근이 연말 이전에 가세하면 상위권 팀을 위협할 전력을 갖추게 된다. 6위 전자랜드 역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어 순위를 끌어올릴 여지가 많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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