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감독도 “놀랍다” 34년 묵은 세계기록을 깬 진종오(오른쪽)가 왕이푸 중국 사격대표팀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진종오가 기록을 세우는 순간 사격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표시했고 많은 관계자가 진종오에게 기념촬영을 할 것을 부탁했다. 그라나다=전영희 스포츠동아 기자 setupman@donga.com
‘권총 황제’ 진종오(35·KT)가 34년 묵은 세계기록을 갈아 치우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는 9일 스페인 그라나다의 후안 카를로스 1세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제51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남자 50m 권총 본선에서 60발 합계 583점을 쏴 이 부문 새로운 역사를 썼다. 종전 기록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알렉산드르 멜레니예프(옛 소련)가 세운 581점이었다.
멜레니예프의 이 기록은 국제사격연맹(ISSF)의 부문별 세계기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넘지 못하는 마의 벽으로 꼽히고 있었다. 종전 진종오의 이 종목 개인 최고 기록은 2012년 5월 경호실장기에서 세운 579점이었다.
이로써 진종오는 남자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등 두 종목에서 세계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그는 2009년 4월 창원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594점으로 세계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날 진종오가 세계기록을 세우는 순간 사격 관계자들은 다른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기 전임에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진종오는 환한 얼굴로 두 손을 들어 화답했다. ‘중국의 사격 영웅’ 왕이푸 중국대표팀 감독 등은 진종오와 기념촬영을 청하기도 했다. 진종오는 이어 열린 결선에서도 안정된 실력을 과시하며 192.3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진종오는 “50m에서 세계신기록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막상 기록을 세운 뒤에는 ‘이제 끝났다’는 생각뿐이었다. 관중들의 박수 소리를 들으며 ‘영광스럽다’고 느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 스스로는 다시는 기록을 못 깰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 남자 50m 권총 단체전 은메달을 차지했다. 진종오 최영래(청주시청) 이대명(KB국민은행)은 8일 대회 첫날 남자 50m 권총 예선에서 1669점을 합작해 단체전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단체전은 선수 3명의 예선전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금메달은 1677점을 기록한 중국이 땄다. 동메달은 북한(1666점)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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