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농구월드컵…한국 성적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8월 29일 06시 40분


남자농구대표팀. 스포츠동아DB
남자농구대표팀. 스포츠동아DB
■ 앙골라·멕시코 D조 1승 제물
외곽포 터지면 꿈은 이뤄진다

한국남자농구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였다. 2000년대 중반 몰락의 길로 접어든 뒤로 세계무대와는 더 멀어졌다. 다행히 지난해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에서 3위에 올라 2014스페인농구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1998년 그리스대회 이후 16년 만의 월드컵 출전이다. 이번 농구월드컵은 30일(한국시간)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열린다.

● 기억조차 희미한 ‘세계무대 1승’

한국의 월드컵 마지막 승리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캐나다대회 9∼16위전에서 이집트(89-81), 앙골라(75-71)에 이긴 뒤 13·14위 결정전에서 다시 한 번 이집트를 76-69로 꺾었다. 당시 한국의 주포였던 허재(KCC 감독)는 평균 19.4점(5위)·4.5어시스트(3위)·2.5스틸(1위)을 기록해 미국프로농구(NBA) 관계자들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이후 강산이 2번 변하는 동안 한국은 세계대회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월드컵 외에도 19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5전패를 당하는 등 세계무대의 벽을 절감했다.

● 한국 속한 D조 최강은?

한국은 리투아니아(세계랭킹 4위), 호주(9위), 슬로베니아(13위), 앙골라(15위), 멕시코(24위)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D조 최강은 전통의 강호 리투아니아다.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유럽선수권에서 준우승했다. 195cm의 장신 가드 만타스 칼니에타스(러커머트브), 빅맨 요나스 발렌시나우스(토론토)가 외곽과 골밑에서 조화를 이룬다. 평균 신장도 202cm에 이른다. 고란 드라기치(피닉스)-조란 드라기치(말라가) 형제가 이끄는 슬로베니아와 장신 군단 호주가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승리 대상은 앙골라와 멕시코다. 이들을 1승 상대로 꼽은 요인은 바로 ‘높이’다.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호주는 모두 평균 신장이 2m를 넘는 데다 센터진은 210cm 이상이다. 한기윤 전력분석원은 “기본적으로 신장 차이가 크면 게임이 안 된다. 앙골라와 멕시코는 센터진의 신장이 205∼208cm다. 우리와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앙골라는 에이스(카를로스 모라이스)가 부상으로 빠졌다. 기본적인 부분에서 그나마 가능성 있는 상대가 앙골라와 멕시코다”고 밝혔다.

● 20년만의 승리 가능성은?

앙골라와 멕시코가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모라이스가 빠졌지만 앙골라에는 가드 올림피오 시프리아노(리볼로)와 파워포워드 레지 무어(아고스투)가 건재하다. 멕시코에는 ‘경계대상 1호’ 센터 구스타보 아욘(애틀랜타)이 있다. 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도움수비를 통해 아욘의 공격 횟수를 줄이고 다른 선수들의 공격으로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한기윤 전력분석원은 “1대1로는 아욘을 못 막는다. 문제는 아욘이 패스도 좋다는 것이다. 어려운 상대임에는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상대 선수의 심리까지 이용할 생각이다. 그는 “앞선 수비가 뚫려도 괜찮다. 끝까지 쫓아가 괴롭히기만 해도 효과는 있다”며 “3쿼터까지 10점 이상 벌어지지만 않는다면 4쿼터 문태종(LG), 조성민(kt)의 외곽포로 승부를 볼 생각이다. 2∼3방만 터져도 승부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어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선전으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졌다. 또 5전패를 당하면 국민들은 물론, 오랜 기간 땀흘려온 선수들의 실망감도 클 것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한국농구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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