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연습-인내 없으면 태극마크도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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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선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한국선수 기술적으로 훌륭하지만 경기 임하는 자세-성품이 더 중요
평창올림픽 출전 충분히 가능”

“한마디로 도련님들이죠.”

올해 4월 경기 고양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디비전1 A그룹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국선수들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그 대회에서 5전 전패를 당한 뒤 B그룹으로 강등됐다. 그렇지만 몇몇 선수의 부모는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선수들의 가방을 대신 들어주고 있었다. 최근에는 국군체육부대 소속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합숙훈련 도중 숙소를 무단이탈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사건 당사자인 3명은 모두 무기한 대표자격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선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무대에 선 백지선(영어명 짐 팩·47·사진) 신임 한국 아이스하키 총괄 디렉터 겸 남자 대표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성품이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백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슛과 패스 등 기술적인 면에서 훌륭하다. 그렇지만 내 원칙과 기준은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성품이다. 국가대표는 개인과 가족뿐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HL 디트로이트 산하 아메리칸하키리그(AHL) 그랜드래피즈의 코치로 9년간 활동한 그는 자신의 하키 철학을 ‘3P’로 요약했다. 열정(Passion)과 연습(Practice), 그리고 인내(Perseverance)다. 백 감독은 “뚜렷한 목표와 꿈이 있다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아버지께 그렇게 배웠고 NHL에서도 이 원칙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해 선수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백 감독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지만 하루하루 집중하고 발전한다면 충분히 자력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국인 한국의 대표팀 감독을 맡는 건 오랜 꿈이었다. 고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선수 육성 외에도 외교사절로서 한국 아이스하키의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백 감독은 9월 IIHF 총회를 찾아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 계획과 경기력 향상 방안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자신의 하키 철학에 또 하나의 ‘P’가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네 번째 P는 평창(Pyeongchang)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백지선#아이스하키 대표팀#2018 평창 겨울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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