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물갔다 하나… 황연주 ‘MVP 스파이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현대건설 우승 이끌고 화려한 부활… 런던올림픽 뒤 2년간 부진 털어내
남자는 대한항공 통산 3번째 정상

“최근 두 시즌 잇달아 부진해 대표팀 선발은 기대도 안 했어요. 그러니 실망할 것도 없었죠.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찾았어요. 앞으로 (대표팀에) 불러 주시면 감사하죠. 하하.”

‘꽃사슴’ 황연주(28·현대건설)가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황연주는 2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양 팀 최다인 29점을 올리며 팀의 3-1(25-20, 22-25, 29-27, 25-23) 승리를 이끌었다. 기자단 만장일치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황연주는 2010∼2011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2011∼2012시즌 올스타전에 이어 컵대회 MVP까지 수상하며 ‘MVP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 여자부에는 대표팀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다.

라이트 황연주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만 해도 레프트 김연경(터키 피네르바흐체)과 함께 대표팀의 주포였다. 런던에 가기 전인 2011∼2012시즌 정규리그 경기 평균 득점은 17.7점으로 국내 선수 가운데 2위였다. 하지만 올림픽을 다녀온 뒤부터 황연주의 득점력은 눈에 띄게 나빠졌다. 2012∼2013시즌 10.9점으로 떨어졌고 지난 시즌에는 9.2점에 그쳤다. “이제 한물간 선수”라는 말이 나왔다. 프로 원년인 2005시즌 신인상을 받은 이후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왔던 그로서는 견디기 힘든 시기였다.

“정말 마음 독하게 먹었어요. 웨이트트레이닝도 이를 악물고 더했죠. 양철호 감독님이 믿어 주신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아, 지난 시즌까지는 제가 제일 고참이었는데 최근 한유미(32), 김세영(33) 언니가 팀에 합류하면서 심리적인 부담도 덜었죠.”

살이 빠져 보였지만 근육량 증가로 체중이 되레 늘었다는 황연주는 20일 인삼공사와의 첫 경기에서 개인 최다이자 컵대회 역대 최다인 41점을 퍼부으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5년 동안 코치로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사령탑을 맡은 양철호 감독(39)은 공식 데뷔무대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양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한 뒤 선수들과 소통하는 데 주력했다”고 했고 황연주는 “감독님이 바뀐 뒤 팀 내 대화가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우리카드를 3-0(25-22, 25-19, 25-22)으로 완파하고 통산 세 번째 컵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양 팀 최다인 25점을 올리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MVP에 뽑힌 대한항공 신영수(32·사진)는 “범실이 많았는데도 상을 받아 쑥스럽다. 대회를 앞두고 매일같이 극한의 체력훈련을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매주 월요일 선수단 전체가 심리치료를 한 것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