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 아메리칸 드림? 월드컵의 매력에 빠진 미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5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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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팬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미국 팬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월드컵 시청자수, 월드시리즈·NBA 파이널 추월
젊은 층 중심 인기, 히스패닉 증가도 축구 열기 부추겨
메이저리그 상징 뉴욕 양키스도 프로축구단 지분 소유
카카, 다비드 비야 등 축구 스타들도 MLS 입성
미국 언론 “2030년 월드컵에선 미국 우승” 전망

축구에서도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가 열렸다. 미국의 축구 열기가 뜨겁다.

3일(한국시간) 미국 LA 타임스에 따르면, 2일 벌어졌던 벨기에-미국의 2014브라질월드컵 16강전 TV 시청인구는 약 216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 미국-포르투갈의 조별리그 G조 2차전 시청자수(약 2470만명)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벨기에전이 평일 오후 4시(미국 동부시간 기준)에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치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와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의 평균 시청자수는 약 1500만명이었다. 월드컵이 미국 내 인기 프로스포츠 이벤트의 시청자수를 뛰어넘은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벨기에전 이후 클린트 뎀프시, 팀 하워드 등 미국대표선수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한 것도 달라진 축구의 위상을 반영한다.

특히 축구는 미국의 젊은 층에게 급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12~17세 청소년 응답층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인기를 동등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미 2002년 흑인을 제치고 미국 최대의 비백인계 소수민족이 된 히스패닉 인구의 증가세도 축구 열기에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 중남미에 뿌리를 둔 히스패닉 가운데는 광적인 축구팬들이 많다. 히스패닉은 현재 미국 인구의 17%에 이르며, 향후 이 비율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듯, 메이저리그의 상징과도 같은 뉴욕 양키스가 축구단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양키스는 지난해 5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와 손을 잡고 미국프로축구(MLS)의 20번째 구단인 뉴욕시티 풋볼 클럽을 창단했다. 맨체스터시티가 1억달러를 투자하고, 양키스가 전체 지분의 25%를 소유하는 방식이다. 뉴욕시티는 2015년부터 리그에 참가한다. 슈퍼스타들도 MLS로 몰려들고 있다.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가 브라질월드컵 직전 뉴욕시티와 계약했고, 브라질의 카카는 1일 올랜도시티에 새 둥지를 틀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서도 미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성장은 매력적이다. FIFA 제롬 발케 사무총장은 “미국이 2026년 월드컵 개최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블룸버그비지니스워크는 4일 “미국축구대표팀이 현재 추세대로 성장한다면, 2030년 월드컵에선 우승권에 들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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