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나바스 “나 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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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첫 8강 일등공신 GK
그리스전 승부차기 포함 선방쇼

그가 지킨 골문은 요새나 다름없었다.

30일 브라질 헤시피의 페르남부쿠 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그리스의 브라질 월드컵 16강전. 코스타리카의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28·사진)가 ‘원맨쇼’를 펼쳐 코스타리카의 사상 첫 월드컵 8강행을 이끌었다.

나바스는 후반 21분 오스카르 두아르테가 퇴장당한 뒤 수적 열세 속에서 50분 이상 골문을 지켰다. 1-0으로 앞서고 있다가 후반 인저리타임 때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동점골을 내줬지만 연장전까지 그리스의 파상공세를 넘긴 뒤 승부차기에서 승리 지킴이로 빛을 발했다.

양 팀 키커들이 모두 넣어 3-3으로 팽팽히 가고 있던 상황. 나바스는 팀 동료 조엘 캠벨이 멋지게 골을 넣는 데 성공한 뒤 그리스의 노장 테오파니스 게카스(34)를 맞았다. A매치 70경기 이상을 뛴 게카스가 달려들며 슈팅을 하자 감각적으로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오른손으로 쳐냈다. 스페인 프리메리리가 레반테에서 ‘수호신’으로 이름을 날린 나바스는 “이젠 됐어” 하는 표정으로 포효했다. 코스타리카는 5번째 키커 마이클 우마냐가 가볍게 성공해 5-3으로 승부차기를 마감했다.

나바스의 활약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8강행이었다. 나바스는 이날 그리스가 날린 13개의 유효슈팅 중 7개를 막았다. 후반과 연장전에만 5개를 막아냈다. 나바스는 이탈리아와 잉글랜드, 우루과이 등 ‘죽음의 D’조에서 코스타리카를 조 1위(2승 1무)로 이끈 주역이다. 그는 코스타리카가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를 연파할 때 3경기에서 단 1실점했다. 코스타리카가 역대 월드컵 본선 최고 성적을 낸 밑바탕에는 나바스가 버티고 있었던 셈이다.

코스타리카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처음 본선에 올라 16강에 진출했고 2002년 한일, 2006년 독일 대회 때 다시 본선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나바스는 “집에서 경기를 지켜봤을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스타리카는 이날 이번 A조 조별리그에서 ‘철벽 수문장’으로 떠오른 기예르모 오초아가 버틴 멕시코를 2-1로 꺾은 네덜란드와 6일 8강전을 벌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브라질 월드컵#코스타리카#골키퍼#케일러 나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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