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빠진 사이… 잘빠진 롯데, 코 빠진 두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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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성적 극명한 희비 쌍곡선
13승 6패 ‘진격의 거인’ 불펜 안정되고 마무리 김승회 7S
절대 약세였던 NC에 3연승 기세
5승 15패 ‘더위 먹은 곰’ 불꽃 방망이 식으며 팀타율 꼴찌
마운드 총체적 부실까지 이어져

영원한 월드컵 우승후보 브라질처럼 프로야구 삼성은 여전히 승승장구 중이다. 롯데는 코스타리카 축구팀에 비유할 수 있겠다. 약체로 꼽혔지만 당당히 월드컵 8강에 오른 코스타리카처럼 4강이 멀게만 보이던 롯데는 어느덧 4강 한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반면 한때 상위권이었던 두산은 하염없이 무너져 내렸다. 온 나라가 월드컵 열기에 빠져 있던 6월 한 달간 프로야구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두산의 몰락과 롯데의 약진이 가장 큰 특징이다. 두 팀의 희비쌍곡선은 너무나 극명하다.

월드컵 모드에 돌입하기 직전인 5월 31일 두산은 28승 20패(승률 0.583)로 3위를 달리고 있었다. 반면 롯데는 22승 1무 24패(승률 0.478)로 5위였다. 두 팀의 승차는 5경기나 됐다. 정확히 한 달 뒤인 30일 현재 롯데는 35승 1무 30패로 오히려 5위 두산(33승 35패)을 3.5경기 차로 앞서고 있다.

6월의 두산은 한마디로 처참했다. 20번 싸워 5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승률은 9개 구단 중 최하위인 0.250이다.

시즌 초반 두산이 잘나간 이유는 팀 타율 3할로 상징되던 무시무시한 타선이었다. 그런데 타격이라는 건 사이클이 있다. 잘 맞을 때가 있으면 안 맞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6월이 바로 안 맞을 때였다. 6월 한 달간 두산의 팀 타율은 0.279로 9개 팀 중 꼴찌였다. 여기에 선발, 중간, 마무리 등 투수진마저 총체적 부진을 보였다. 당연히 이기기 힘들었다. 팀 평균자책점은 7.06으로 8위였다. 엇갈린 투타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효과적인 처방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비해 롯데는 6월 한 달간 13승 6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전반적으로 투수진이 안정을 찾은 가운데 중간계투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 중심은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은 김승회로 6월 한 달간 7세이브를 거두며 뒷문을 책임졌다. 6월 팀 타율도 0.310이나 된다.

롯데는 29일 NC를 9-0으로 대파하면서 올 시즌 첫 스윕(3연전을 모두 승리하는 것)을 기록했다. 이번 시리즈 전까지 상대 전적에서 2승 6패로 절대 약세였던 NC를 상대로 거둔 스윕이어서 그 가치는 더 크다. 올 시즌 팀 최다인 5연승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돌았을 뿐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 8월에 이기는 팀이 최종 승자다. 롯데가 안심하기도, 두산이 포기하기에도 아직 이르다.

한편 삼성은 6월 한 달간 14승 7패를 거두며 4년 연속 정규시즌 1위에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 2위 NC를 6경기 차로 앞서는 압도적 선두다. 지난 2년 연속 최하위 팀이었던 한화는 6월에도 7승 13패로 부진해 올해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롯데#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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