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과 넥센의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날 목동에는 3시쯤부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경기 전 덕아웃에서 만난 양 팀 감독들은 은근히(?) 순연을 기다렸다.
염경엽 감독은 전날 이야기를 꺼냈다. 넥센은 10일 목동 삼성전에서 강우콜드게임 무승부를 거뒀다. 8회말 강정호가 상대투수 안지만을 상대로 1점짜리 동점홈런을 터뜨리면서 승부를 5-5 원점으로 가져왔고, 삼성의 9회 공격 시작에 앞서 비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그대로 종료됐다. 염 감독은 “정말 하늘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은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최근 10경기에서 4승5패1무로 5할 승률을 밑돈다. 외국인투수 앤디 벤 헤켄을 제외하곤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없다. 마무리투수 손승락과 내야수 김민성이 각각 부진과 부상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외국인타자 로티노와 중간투수 조상우가 부상 이탈한지 벌써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선발진의 깊은 부진으로 불펜은 과부하가 걸렸다. 중간투수 한현희와 배힘찬 등이 연투를 이어가 휴식이 필요했다. 염 감독도 “전력이 온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어려운 처지를 드러냈다. 부상선수들이 복귀하는 후반기 재편성된 우천순연 경기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의지도 읽혔다.
12일 경기는 충분히 해볼만한 승산이 있다. 이날은 밴 헤켄의 선발등판이 예고돼 있고, 13일부턴 나흘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염 감독은 “12일 경기에서 벤 헤켄 뒤에 선발투수 하영민을 붙여서 쓸 수 있다. 한현희도 휴식 후 등판할 수 있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친 뒤, 휴식기를 갖고 팀을 추스르겠다는 계산이다.
류중일 감독은 “하늘의 순리대로 하면 된다”고 말하면서도 내심 휴식을 기다렸다. 12일 선발은 배영수가 맡되, 선발투수들의 등판 일정이 밀리면서 하루 더 휴식을 보장받게 됐다. 특히 15일 대구 두산전에서 4일 휴식 후 등판할 것으로 보였던 릭 밴덴헐크가 다음 주 17일 등판으로 밀렸다. 류 감독은 “밴덴헐크가 10일 넥센전에서 109개의 많은 공을 던졌다”고 말하면서 우천순연을 달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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