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바뀌듯 공도 바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스릭슨으로 교체 허윤경 시즌 첫승
같은 제품쓰는 장동규도 日서 우승

골프 용품 가운데 볼은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골퍼들은 특정 브랜드의 볼에 친숙해지면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최근 미국 잡지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미국골프협회(USGA) 공인 볼은 1308가지에 이르지만 골퍼들은 주로 쓰던 볼만 계속 고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 마니아 4명 중 3명은 선호 브랜드의 볼 사용률이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국내 골프공 시장에는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챔피언은 바뀐다’는 광고 카피를 앞세운 일본 골프 브랜드 스릭슨이 그 중심에 섰다. 스릭슨과 볼 사용 계약을 한 프로골퍼들의 우승이 쏟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CF처럼 새 얼굴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1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 채리티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허윤경(24·사진)은 4피스 공인 스릭슨 ‘Z-STAR XV’를 쓰고 있다. 최근 3주 동안 2위→3위→1위의 상승세를 타며 올 시즌 KLPGA투어 상금 선두에 나선 그는 ‘새로운 골프 여왕’을 꿈꾸고 있다. 허윤경은 “주니어 시절부터 늘 쓰던 볼을 교체한다는 게 처음엔 조심스러웠는데 막상 바꿔보니 좋았다. 스핀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도 비거리도 상당히 길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일본투어 미즈노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무명 장동규(26)도 스릭슨 볼을 사용해 트로피와 함께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2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는 스릭슨 계약 선수인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22)가 정상에 올랐다. 마쓰야마는 일본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에 첫 PGA투어 우승자가 됐다. 이 밖에 지난달 SK텔레콤오픈 우승자 김승혁과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자 윤슬아도 스릭슨 ‘Z-STAR’를 애용하고 있다. KLPGA투어에서 흥행 카드로 떠오른 김효주 전인지 등 뉴 페이스들도 ‘팀 스릭슨’의 일원이다.

올 상반기 스릭슨 볼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훈 던롭 스릭슨 마케팅팀장은 “그동안 프로들과의 볼 계약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선수들이 먼저 후원 요청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스릭슨#골프#허윤경#장동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