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어]“한 타자라도 더 잡겠다” KIA 에이스 양현종의 ‘책임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2일 06시 40분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21일 광주 LG전에서 6.1이닝 6안타 5볼넷 3실점으로 역투했으나 타선의 침묵 속에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21일 광주 LG전에서 6.1이닝 6안타 5볼넷 3실점으로 역투했으나 타선의 침묵 속에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KIA 양현종

LG전 6.1이닝 3실점 투구수 127개 역투


이미 127개의 공을 던진 상황, 투수코치가 교체를 위해 마운드로 걸어 나왔다. 6.1이닝 동안 2점만 내주며 호투했다. 비록 팀의 타선이 터지지 않아 지고 있지만 선발투수로 모든 역할을 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투수는 “제발 한 타자만이라도 더 잡고 내려가면 안 되겠냐”며 애원했다. KIA 양현종(26)의 얘기다.

KIA 양현종이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LG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최근 프로야구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에이스의 책임감 그 자체였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전까지 4승 2패 방어율 2.60을 기록하고 있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승수는 많지 않지만 삼진 1위, 방어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리그 최고의 투수다.

그러나 이날 양현종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가장 존경하는 은사 칸베 토시오(71) 전 KIA 투수코치가 경기 전 야구장을 찾아 반갑게 인사하고 격려도 받았지만 올 시즌 최악의 제구력 난조로 힘든 투구를 이어갔다. 150km 이상 빠른 공을 펑펑 던져왔지만 이날 최고구속은 149km대, 140km초반, 130km후반 직구가 나올 정도로 컨디션이 나빴다.

류현진(LA 다저스)이나 현역 시절 선동열 KIA 감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진정한 에이스로 불린 이유는 몸이 좋지 않은 날에도 어떻게든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기 때문이다.

이날 양현종의 투구도 그랬다. 7회초 박용택과 정성훈에게 안타를 맞아 1점을 더 내주자 김정수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향했다. 이미 자신의 시즌 최다투구 122개를 지나 127개를 던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1루 쪽으로 살짝 뒷걸음치다 “한 타자라도 더 상대하고 내려가겠다”며 강한 책임감과 승부욕을 보여줬다. 그는 아름다운 에이스였고 진정한 프로였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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