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타자 이재원, 꿈은 무서운 포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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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류현진 제치고 SK에 낙점
올 타율 0.477 1위-OPS 1.216 2위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는 게 아쉬움

프로야구 SK 이재원(26·사진)은 ‘더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을 거르고 뽑은 선수다. SK는 2006년 신인지명회의(드래프트) 1차 지명 때 동산고 투수 류현진 대신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선택했다. 당시 SK 전력분석팀에서 일했던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류)현진이는 이듬해 김광현(26)이라는 대안이 있었지만, (이)재원이는 대체재가 없던 재목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동안 이재원은 제자리걸음이었다. 타격은 큰 문제가 없었다. 7시즌 동안 통산 타율은 0.292나 되고,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0.318로 수준급이었다. 문제는 역시 수비였다. SK에는 박경완(42) 조인성(39) 정상호(32) 같은 정상급 포수들이 즐비해 이재원이 한 자리를 꿰차기가 쉽지 않았다. 김 위원은 “이재원이 타격 센스는 있었지만 몸이 약해 수비나 공격 모두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올해 드디어 방망이를 제대로 휘두를 수 있는 힘이 붙었다”고 평했다.

김 위원의 말처럼 올해 타격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재원은 7일 경기 전까지 타율은 0.477로 1위고, OPS(출루율+장타력)는 1.216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타율 2위 롯데 히메네스(32)가 0.395인 것을 감안하면 이재원의 타율은 독보적이다. 특히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이 0.545나 된다.

다만 여전히 전문 지명타자라는 건 팀이나 선수 자신에게 모두 문제다. 이재원이 올해 포수로 수비에 나선 건 7이닝밖에 되지 않는다. 외국인 타자 스캇(36)이 부진한 바람에 이재원이 많은 기회를 얻고 있지만 지금처럼 비현실적인 타율을 계속 유지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재원은 “타율이 천천히 3할대로 떨어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재원의 꿈은 여전히 ‘안방마님’이다. 김 위원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재원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657홈런을 친 포수) 노무라 가쓰야 이야기처럼 (좋은) 타자에서 (좋은) 포수로 성장하는 유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SK#이재원#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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