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제친 듀런트 “진정한 MVP는 엄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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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로 억척스레 날 키워” 눈물의 연설

“진정한 MVP는 엄마다.”

생애 첫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오클라호마시티의 스몰포워드 케빈 듀런트(26)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7일 미국 오클라호마시티에서 MVP 수락 연설을 하다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할 때였다. 듀런트의 어머니 완다 프랫 씨(47)도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던 아들의 이런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듀런트는 이날 발표된 MVP 투표 결과 1232점을 얻어 3년 연속 타이틀을 노린 마이애미 르브론 제임스(891점)를 제치고 2007년 NBA 데뷔 후 7년 만에 최고 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올 정규시즌 41경기 연속 25점 이상을 터뜨리며 평균 32점을 기록해 최근 5년 동안 4번째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눈부신 활약 덕분이었다. 리바운드 7.4개에 어시스트도 5.5개를 곁들였다.

어머니는 18세 때 듀런트의 형을 낳았다. 생부는 듀런트가 첫돌이 되기 전에 집을 떠났다. 21세 때 싱글맘이 된 어머니는 야간에 우체국에서 무거운 행낭을 트럭에 옮기는 일을 하며 아이들을 억척스럽게 키웠다. 듀런트가 자칫 탈선할까 싶어 농구에 전념하게 한 것도 어머니였다. 11세 때 농구 선수의 꿈을 키운 아들에게 어머니는 기본기와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듀런트는 고교 졸업반 때 5개 대학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어머니는 학업에 충실하고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환경에, 듀런트의 고교 시절 친구가 없는 텍사스대로 결정했다. 자립심과 희생심을 키우게 할 의도였다. 어머니의 처녀 때 성(姓)을 쓴 듀런트는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더욱 노력했다. 땀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했다.

올 시즌 연봉이 1800만 달러(약 184억 원)가 넘는 듀런트는 나이키와 6000만 달러의 스폰서 계약도 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나이키 농구화 제품에 어머니 이름의 이니셜인 ‘WP’를 새기게 했던 듀런트는 신발 가격을 중저가로 요청했다. 어려운 형편의 청소년들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듀런트가 토네이도 구호 기금에 100만 달러를 쾌척하고 자선재단을 운영하며 선행에 적극적인 것도 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NBA#MVP#오클라호마시티#케빈 듀런트#완다 프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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