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행 짐 3.5t… 선수당 옷만 40벌 넘게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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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준비 바쁜 NFC 스태프

2014 브라질 월드컵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월드컵 준비로 선수들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왼쪽부터 신동수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관리팀장, 차윤석 장비담당관, 김형채 조리장, 황인우 의무팀장, 채봉주 비디오 분석관. 파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14 브라질 월드컵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월드컵 준비로 선수들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왼쪽부터 신동수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관리팀장, 차윤석 장비담당관, 김형채 조리장, 황인우 의무팀장, 채봉주 비디오 분석관. 파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배우들과 감독만으론 영화를 만들 수 없다. 음지에서 땀과 열정을 바치는 수많은 스태프의 도움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이제 곧 온 국민이 지켜볼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제목은 ‘2014 브라질 월드컵’.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월드컵을 위해 몇 달 전부터 열심히 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7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지원스태프와 준비 과정이 공개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키워드로 풀어봤다.

▽3.5t=대표팀 선수 23명이 브라질 월드컵에 가져갈 장비의 무게다. 40여 가지 장비를 담는 가방만 70개에 이른다. 의류가 80%를 차지한다. 브라질은 온대부터 열대까지 다양한 기후를 지니고 있고 경기장이 위치한 지역별 기온차가 심하다. 선수들은 반팔부터 겨울 점퍼까지 1인당 40여 벌의 의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인 차윤석 장비담당관(35)은 “스타킹 길이에 대한 요구 사항만 해도 천차만별이다. 유니폼, 훈련복, 속옷 등의 사이즈를 모두 다르게 원하는 선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 담당관이 밝힌 가장 덜 까다로운 선수는 이청용(볼턴)이다. 모든 것을 스스로 준비하고 입기 때문이다.

▽김치찌개=태극전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메뉴다. 한 달 이상 해외에서 체류하는 선수들에게 훈련만큼 중요한 것은 음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월드컵에 김형채 조리장(41) 등 2명의 조리사를 파견한다. 대부분의 재료는 현지에서 조달하고 각종 양념과 김치, 건어물 등은 직접 가져갈 예정이다.

반찬은 기본적으로 7종류에 메인 요리는 2가지, 국과 밥이 제공된다. 한 달 동안 같은 메뉴가 중복되는 일은 없다. 같은 닭요리라고 해도 조리 방법을 매번 달리해 내놓는다. 경기 전날, 당일, 다음 날 음식도 다르다. 경기 전날에는 소화가 잘되면서도 힘을 내는 데 도움을 주는 단백질이 풍부한 된장국 등을 주로 먹고 경기 당일에는 위에 부담을 덜 주기 위해 고기 없이 빨리 소화되는 채소 위주로 식단을 짠다. 경기 다음 날에는 체력 회복을 돕기 위해 고기 파티가 열린다. 김 조리장은 “인기 있는 메뉴는 김치찌개를 비롯해 어묵전골, 해물탕, 떡만둣국 등이다. 16강에 진출할 때까지의 메뉴를 이미 다 짜놓았다”고 말했다.

▽3시간=대표팀이 소집된 뒤 채봉주 비디오 분석관(34)의 하루 취침시간이다. 비디오 분석은 대표적인 3D 작업이다. 경기는 기본이고 훈련 내용도 비디오로 촬영한다. 편집 과정은 더욱 고달프다.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피스 장면, 좌측돌파 장면 등 특정 장면만 따로 모아놓아야 한다. 여기에 선수들 개개인의 플레이도 따로 편집한다. 일을 마치면 밤 12시가 되기 일쑤고 이후에는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요청한 편집 작업을 수행한다. 오전 3, 4시는 돼야 눈을 붙일 수 있다.

채 분석관은 “대표팀이 상대할 알제리, 벨기에, 러시아가 지난해 6월부터 치른 경기 영상을 모두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 중 가장 채 분석관을 괴롭히는 선수는 누굴까? 채 분석관은 “손흥민(레버쿠젠) 이근호(상주)가 비디오 분석 요청을 많이 한다”고 귀띔했다.

파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14 브라질 월드컵#월드컵 지원스태프#유니폼#훈련복#음식#비디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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