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차우찬을 살린건 박정권 땅볼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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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5월 8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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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차우찬(27)이 박정권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지.”

7일 문학 SK전을 앞둔 삼성의 더그아웃. 류중일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호탕하게 웃었다. 삼성은 전날 경기에서 SK를 8-4로 이겼다. 승리보다 값진 건 차우찬의 부활이었다. 차우찬은 이날

2.2이닝 동안 무안타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류 감독은 “차우찬을 건졌다. 작년 한국시리즈의 활약을 보는 것 같았다”고 흐뭇해했다.

차우찬은 올 시즌 롱 릴리프로 기대를 모았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면 즉시 투입해 반전을 마련하기까지 버텨주는 중요한 역할이었다. 선발과 비교해 승리와는 관련이 적지만 팀에는 꼭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초반 흐름이 좋지 못했다. 6일 경기 전까지 13경기에 나와 14이닝을 던졌다. 방어율 4.50을 기록한 가운데 안타를 17개나 맞았고 볼넷도 9개를 내줬다. 문제는 들쑥날쑥한 제구력이었다.

대반전은 6일 나온 작은 계기에서 비롯됐다. 6회 무사 1·2루에서 윤성환을 구원 등판한 차우찬은 상대 박정권의 타석에서 2구째 폭투를 해 주자를 덤으로 한 베이스씩 더 보내줬다.

볼카운트도 3B-0S로 변해 투수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차우찬이 던진 4번째 던진 공도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으나 고맙게도 박정권이 건드려줬다. 타구는 원바운드로 투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홈으로 뛰다가 런다운에 걸려 3루로 돌아가던 최정이 포수 이흥련에게 태그아웃됐고, 타자주자로 2루까지 내달리던 박정권도 함께 아웃됐다. 차우찬은 단숨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나주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차우찬은 이후 5타자를 깔끔하게 막으며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류 감독은 “정권이가 안 쳤으면 우찬이가 힘들게 경기를 끌고 갔을 것이다. 이후부턴 폼이 완전히 달라졌다. 볼이 살아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만족했다. 그래서 투수는 공 하나에 운명이 달라진다.

문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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