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가 인종차별이라니…” NBA 첫 영구제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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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오지 마라” 클리퍼스 스털링, 벌금 26억원 물고 팀도 매각해야

미국프로농구(NBA)를 뒤흔든 인종 차별 발언에 대한 징계는 신속하고도 단호했다. NBA LA 클리퍼스 도널드 스털링 구단주(80·사진)가 코트 퇴출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30일 “스털링 구단주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팀을 매각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주 영구 제명은 NBA 사상 처음이다. 2000년 미네소타 글렌 테일러 구단주는 자유계약선수 부정 영입으로 1년 자격정지와 벌금 100만 달러를 받은 적이 있다. 실버 커미셔너는 스털링 구단주에게 NBA가 구단주에게 내릴 수 있는 최고액인 250만 달러(약 25억7600만 원)의 벌금도 내렸다. 벌금은 반(反)인종차별 단체에 전달될 것으로 전해졌다.

NBA 규정에 따르면 클리퍼스를 제외한 나머지 29개 구단의 구단주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합의하면 스털링 구단주는 강제로 지분을 넘겨야 한다. 스털링 구단주는 징계 발표 직전 “매각 의사는 없다”고 밝혀 소송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NBA 구단주 대다수가 이번 징계에 공감하고 있어 매각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로 돈방석에 앉은 스털링 구단주는 1981년 1250만 달러에 클리퍼스 구단을 인수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구단 가치는 5억75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발표는 스털링 구단주의 흑인 비하 발언이 폭로된 지 3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스털링 구단주는 자신의 여자친구 스티비아노(32)가 전설적인 NBA 스타인 매직 존슨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경기장에 흑인과 함께 오지 마라. 너의 인스타그램(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매직 존슨의 사진을 지워라”라고 말한 음성파일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인종 문제라는 뇌관을 건드린 데다 NBA 선수와 팬 가운데 유색 인종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징계 발표 이후 열린 플레이오프 1라운드(7전 4선승제) 경기에서 클리퍼스는 골든스테이트를 113-103으로 꺾고 3승 2패를 기록해 2라운드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이날 양 팀 선수들은 모두 항의 표시로 검은 양말을 신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NBA#인종 차별#클리퍼스 도널드 스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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