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놓친 기업銀 “MVP는 양보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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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세터 이효희-젊은 거포 김희진
정규리그 대활약… 집안싸움 될 듯

‘노장 세터’ 이효희(34)냐 ‘젊은 거포’ 김희진(23)이냐.

남자부 삼성화재, 여자부 GS칼텍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3∼2014시즌 프로배구가 8일 시상식을 남겨 놓고 있다. 남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는 삼성화재 7연패의 일등공신 레오(24)의 2년 연속 수상이 확실한 가운데 여자부 MVP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베띠는 가공할 공격력으로 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정규리그에서의 활약은 이에 미치지 못해 통합 MVP(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25)이 역대 처음으로 세트 평균 블로킹 1개(1.044개)를 돌파했고 공격 성공률 전체 1위(51.4%)에 국내선수 득점 1위(전체 7위)를 차지하는 등 발군의 성적을 올렸지만 팀 순위가 6개 구단 중 5위인 게 걸림돌이다.

정규리그 우승팀 기업은행의 ‘삼각 편대’ 한 축인 김희진은 국내선수 득점 2위(432점·8위), 공격 성공률 5위(42.7%), 속공 2위(54.7%), 서브 2위(세트당 0.42개) 등 공격 주요 부문 상위권을 휩쓸었다. ‘포스트 김연경’ 가운데 단연 선두 주자다. 중앙여고를 졸업한 뒤 특별지명을 통해 기업은행 창단 멤버가 됐고 국가대표 부동의 주포로 활약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세터 이효희는 은퇴했다 돌아온 베테랑이다. 실업 시절인 1998년 인삼공사에 입단한 이효희는 2005년 프로 원년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세터 김사니(로코모티브)가 자유계약선수(FA)로 인삼공사에 오면서 흥국생명으로 떠나야 했다. 흥국생명에서도 2008∼2009시즌 우승 반지를 끼었지만 2010∼2011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흥국생명으로 옮겨온 김사니에 밀려 떠밀리듯 은퇴를 해야 했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그런 그를 기업은행 창단 때 불러들였다. 이 감독은 “나이가 들면 실력이 늘지 않는데 이효희는 예외다. 시간이 갈수록 기량이 발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프로 출범 이후 정규리그 MVP는 공격수의 전유물이었다. 이효희가 MVP가 된다면 남녀를 통틀어 세터로서는 최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효희#김희진#프로배구#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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